BACK

[NewLook]정수정

2022/02/03

Jung Soojung: 과격한 소녀들, 파괴의 생명력

https://cdn.sanity.io/images/m65sjp4q/production/b6e3f55984af342c1cfdd480382eb31a75e60c03-500x648.jpg

<명상>캔버스에아크릴릭,파스텔145.5ⅹ112cm2021

쿵! 하는 굉음과 함께 새 떼가 푸드득 날아가는 ‘대하 판타지’ 회화를 그려온 정수정. 작가는 광활한 풍경에 복작이는 사람이 새로운 세계로의 문을 힘껏 열어젖힐 때 생기는 ‘폭발적 에너지’를 찾아왔다. 그래서 정수정의 그림은 말 그대로 ‘동적’이다. 님프들이 풍차 돌리기를 하고, 빌런들이 주인공을 쓰러뜨리며, 피에 굶주린 매가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화면에선 늘 춤추는 듯한 ‘운동감’이 감지된다. 정수정은 모험하는 이들로 ‘생명력’ 가득한 회화를 제작하고 싶었다. 다만 그에게 생명력은 땅에서 새싹이 움트는 숭고한 힘이 아니다. 때리고, 부수고, 짓밟은 자리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피어나는 파괴적인 생명력이다. 그가 사춘기 소녀를 주로 그려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뭐가 잘못인 줄도 모른 채 키득거리며 도화선에 불을 켜는 덜 자란 아이들의 장난과 일탈에서 전복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 작가는 본능이 체면을 뚫고 나오는 발랄한 인물로 인간 세계에 만연한 부조리와 불합리에 매콤한 맛을 보여주려 한다.

https://cdn.sanity.io/images/m65sjp4q/production/c4b79ebb634bcea6c39b2e8206f111d57ea31324-500x350.jpg

<웜샤워>패널에파스텔25.5ⅹ36.5cm2021

개인전 <봄 봄 파우더>(2021. 12. 18~1. 13 에이라운지)는 이전에 다뤄왔던 거대 서사에서 조연이었던 대상이 주인공으로 갈라져 나온 ‘스핀오프’ 전시다.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화면에 빛나는 눈을 가진 인물, 폴짝 뛰는 토끼, 연기가 피어오르는 해골 등을 클로즈업해 담았다. 가루가 폴폴 날리는 부드러운 파스텔로 그간 응축해 온 에너지의 두께와 무게를 이리저리 재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봄(seeing)’이라는 미술의 제1원칙을 주제로 삼은 만큼, 올해는 작업의 형식과 내용을 심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https://cdn.sanity.io/images/m65sjp4q/production/be56c7e1d8ab3ff8c7b907ca31b15171411dd457-500x667.jpg

<눈모자를검은마음의소녀>캔버스에아크릴릭,파스텔40ⅹ30.5cm2021

정수정 / 1990년생. 가천대 회화과 학사 및 영국 글래스고예술학교 석사 졸업. SeMA창고(2021), OCI미술관(2020), 갤러리밈(2019), 레인보우큐브갤러리(2018) 등에서 개인전 개최. <21세기 회화>(하이트컬렉션 2021), <나메>(뮤지엄헤드 2020), <동그라미에게>(의외의조합 2020),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9) 등 단체전 참여. 4월 실린더에서 우한나와 2인전 개최 예정.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2024.11.01~)
[만료]고흥군청(2024.11.01~2025.01.08)
[만료]한솔제지(2024.11.13~2025.01.08)
아트프라이스(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