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으로!
아트부산2022, 21개국 134개 갤러리 참여 / 김해리 기자

김보희 <Towards> 캔버스에 채색 194×520cm 2021_갤러리바톤 출품작
아트부산2022가 5월 1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21개국의 134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매머드급’ 규모로 치러질 예정. 특히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된 만큼 해외 갤러리 33개가 앞다투어 부산을 찾는다. 이는 지난해 아트부산이 350억대의 매출과 8만 명의 방문객 수를 달성하면서, 부산이 한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 ‘예술도시’로 자리매김한 덕. 실제로 아트부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1년 아트페어·비엔날레 평가 결과」에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함께 2등급으로 최상위권에 올랐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1등급을 받은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트부산은 한국의 ‘톱 아트페어’라 평가할 만하다.
부산, 글로벌 ‘예술도시’로!
올해 아트부산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시카고의 매머드급 화랑 그레이갤러리(구 리차드그레이갤러리)의 출전 소식이다. 세계적인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하우메 플렌자의 전속 갤러리로 유명한 그레이갤러리가 아시아 미술시장에 처음 등장한다. 이들은 70억 원을 호가하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회화작품 <Purple Range>(1966)를 부스에 설치할 예정. 그레이갤러리의 파트너 발레리 카베리는 “지난 몇 년간 우리는 한국의 열정적인 컬렉터와 관계를 맺어왔다. 아트바젤이든 시카고아트페어든,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짐 다인 등 그레이갤러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에게 ‘러브 콜’을 보내오는 컬렉터가 있다면, 그곳이 어느 도시든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으려 신경 쓴다. 아트부산은 우리가 참여하는 첫 한국 아트페어다. 설레는 마음으로 페어를 더욱 다이내믹하게 만들 준비가 돼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 <Ping-pong> 천에 유채, 콩테 224.2×291cm 2021_갤러리조선 출품작
아트부산은 풍성한 볼거리의 이색 특별전을 꾸미기로도 유명하다. 작년에는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의 ‘물고기 풍선’ 설치작품을 설치해, 페어장을 ‘체험형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올해는 그레이갤러리가 가로 8m에 달하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회화전을 꾸리고, 베를린의 페레스프로젝트는 3D 프린팅 기술을 매체로 활용하는 미국 작가 오스틴 리의 ‘인스톨레이션 섹션’을 마련한다. 미술관급 전시로 작품 구매 이상의 예술경험을 선사하려는 목적이다.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은 “도시 브랜드의 수준을 올리려면 문화를 더해야 한다. 10여 년 전 내가 처음 아트부산을 기획할 때만 해도 부산은 문화 불모지였다. 그러나 이제 아트부산 덕에 전 세계가 이곳을 찾는다. 그 가치를 부산 지역민에게 환원해야 한다. 일반 관객을 위한 특별전과 프로그램은 예술을 ‘즐기는’ 환경을 조성한다.”라며 문화 부흥에 대한 책임감과 비전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 그 첫 번째는 근 몇 년간 미술계를 달구고 있는 ‘NFT아트’다. 아트부산은 국내 최대의 NFT 플랫폼 ‘그라운드X’와 협업한다. 전시장에 특별 부스를 따로 마련해 NFT작품을 오프라인에 선보이고, ‘NFT아트랩’에서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NFT아트의 ‘A to Z’를 소개한다. 민팅(NFT아트 발행)부터 드롭(NFT아트 공개)까지 전 과정을 친절히 안내할 예정. 또한 강연 프로그램의 패널로 ‘숯의 화가’ 이배가 참여한다. ‘숯’이라는 재료에 천착해 온 예술 노정을 공유한다.

아이웨이웨이 <LEGO Bricks, Zodiac·Monkey> 레고 115×115cm 2018 _탕컨템포러리아트 출품작
관객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시도도 늘었다. 세계 최대의 미술거래 온라인 플랫폼 ‘아트시’도 아트부산과 첫 파트너십을 맺었다. 올해 아트부산 참여 갤러리라면 누구나 아트시 웹 사이트에 출품작을 업로드할 수 있다. 이 가상의 창구에서 190여 개국 200만 여명의 아트시 유저가 온라인으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아트시 한국 전담 매니저 김예지는 “최근 한국 미술시장의 눈부신 성장세를 지켜봤다. 아트시 전체가 올해 아트부산을 주목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주최 측은 행사 기간 동안 하루 1회 부산 전 지역을 순회하는 투어 버스를 준비했다. 관객은 버스를 타고 가나아트, 조현화랑, 국제갤러리 등 부산의 주요 갤러리와 문화 공간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출전 준비를 마친 갤러리 라인업을 살펴보자. 먼저 국내에서는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갤러리바톤 아라리오갤러리 우손갤러리 PKM갤러리 학고재갤러리 등 하이엔드급 화랑이 최전선에 나선다. 이들은 ‘완판’ 행렬을 이어가는 단색화와 실험미술 작가는 물론, 눈여겨봐야 할 ‘옐로우 칩’ 작가와 손을 잡고 안목 높은 관객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강서경 박서보 유영국 하종현, 빌 비올라, 우고 론디노네, 갤러리현대는 강익중 김민정 김창열 이건용 이승택 이우환 정상화, 사빈 모리츠, PKM갤러리는 서승원 윤형근, 갤러리바톤은 김보희 송번수 빈우혁 허우중, 리암 길릭, 토비아스 레베르거, 아라리오갤러리는 권오상 김순기 안지산 장종완 최병소, 수보드 굽타, 코헤이 나와, 더페이지갤러리는 필립 콜버트 등을 내세운다.

정수정 <Malcha> 캔버스에 파스텔 53.5×45.5cm 2021_에이라운지 출품작
또한 2020년 이후 MZ세대 컬렉터가 미술시장에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젊은 작가와 호흡하고 이들의 감수성을 저격하는 ‘영 갤러리’도 다수 참여한다. 갤러리기체 갤러리스탠 디스위켄드룸 스페이스윌링앤딜링 실린더 에이라운지 등이 대표 주자. 갤러리기체는 권현빈 박노완 옥승철, 스페이스윌링앤딜링은 김정욱 남진우 엄유정, 실린더는 김민희, 에이라운지는 고등어 써니킴 오종 정수정 등 자신만의 색을 구축해 가는 ‘영 파워’ 아티스트가 총출동한다. 이 중 아트부산에 처음 참가하는 에이라운지는 전국적으로 컬렉팅 열풍이 거센 만큼, 지역 컬렉터의 위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호크니 <Pictures at an Exhibition> 종이에 포토그래픽 드로잉 프린트 107.5×343cm 2018_그레이갤러리 출품작
해외 갤러리의 면면도 화려하다. 뉴욕 투팜스, 베를린 에프레미디스, 베이징 탕컨템포러리아트, 잘츠부르크 타데우스로팍, 홍콩 화이트스톤갤러리 등 세계 유수의 갤러리가 아트부산을 방문한다. 제프 쿤스, 아이웨이웨이, 자오자오, 게오르그 바젤리츠 등 거물 아티스트의 신작과 구작을 당당히 내걸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