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마켓의 비타민

아트자카르타2025, 10월 3일 개막
2025 / 10 / 01

아트자카르타2025가 자카르타국제엑스포에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16개국 75개 갤러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아트자카르타는 2009년 출범해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이제는 동남아의 ‘터줏대감’ 아트페어이자 인도네시아의 최대 미술장터로 자리매김했다. 예술감독 에닌 수프리얀토는 자카르타를 무대로 활동하며 지역 작가, 컬렉터, 큐레이터와 활발히 협업해 왔다. 정부 지원이 미미한 인도네시아 아트씬에서 자생력을 모색하려는 목적이었다. 그가 구축해 온 공고한 민간 네트워크가 곧 아트자카르타의 강점이 되었다. 이번 페어는 그간 내세운 ‘로컬리티’를 유지하되, 국제 연계를 한층 강화했다.

칭위안 <A Piece of the Colonizer II> 캔버스에 유채 145×112cm 2016_타이베이 티나켕갤러리 출품작

먼저 부스전에 참여하는 화랑은 75곳. 이 중 절반 이상이 인도네시아 갤러리다. 또한 베를린 에스더쉬퍼, 도쿄 카이카이키키, 타이베이 티나켕갤러리 등 해외 유수 화랑이 처음으로 합세한다. 인도네시아가 해외 컬렉터에게 매력적인 시장임을 방증하는 지표다. 한국에서는 갤러리2 갤러리소소 띠오 백아트갤러리 비트리갤러리 예술공간집 이젤리 파이프갤러리가 출전 준비를 마쳤다. 아트마켓 단골 갤러리부터 개성 있는 신진 갤러리까지 모두 모였다. 아트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전 <AJX>로도 유명하다. 아트자카르타와 공공 기관, 민간 기업이 협업해 기획하는 섹션이다. 올해는 세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한국 미술이 주인공이다. ‘코리아 포커스’를 주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한국 갤러리 12곳을 소개한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자국 위주로 네트워크를 다져온 아트자카르타가 국제 교류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대안 공간 나타시타아트스페이스는 발리의 동시대미술 기획전, 인도네시아국가인재관리청은 로컬 작가전 <떠오르는 흐름>을 선보인다.

함도하 <Four-leaf Clover> 레진, 크롬, 섬유 강화 플라스틱, 스와로브스키 보석 40×45×60cm 2025_비트리갤러리 출품작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미술의 실험성을 강조하는 연례전 <Spot>과 <Scene>이 마련된다. <Spot>전은 대규모 장소특정적 설치작품을 발표하는 섹션이다. 인도네시아 작가 아르디 구나완(ISA아트갤러리), 이페 누르(아라컨템퍼러리), 엔드리 프라구스타(레이첼갤러리), 아디트야 노발리(ROH), 아디 구나완(상카라아트) 등이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Scene>전에선 아티스트 콜렉티브, 스튜디오, 프로젝트 그룹 등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온 31팀이 아트굿즈와 출판물을 판매한다. 작가가 직접 관객과 만나 창작물을 소개해 매년 페어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현장으로 각광받아 왔다. 자카르타 시내에서 열리는 주요 전시도 놓치지 말자. 인도네시아내셔널갤러리는 기획전 <불꽃: 디포네고로전쟁 200주년>을 개최한다. 19세기 초 네덜란드 식민 지배에 대한 저항의 역사를 환기한다. 누산타라근현대미술관에선 <Pointing to the Synchronous Windows>전과 이마즈 케이 개인전을 진행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관객이 찾고 있는 아트자카르타. 과연 이번 페어가 인도네시아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힘찬 발걸음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