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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일까,기회일까]

4월화랑미술제,5월아트부산개막프리뷰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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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사랑그리고우리그리고이면>캔버스에유채72.7×60.6cm2022화랑미술제이길이구갤러리출품예정작

화랑미술제(4. 12~16)와 아트부산(5. 4~7)이 각각 코엑스와 벡스코에서 개최를 앞두고 있다. 두 아트페어는 한 해 미술시장을 견인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아왔다. 엔데믹을 맞아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과 달리, 경기 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전문가들도 올해 미술시장의 내림세를 진단했다. 다시 변화에 직면한 아트마켓. 두 아트페어는 미술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가 1월 발표한 ‘2022년 미술시장 규모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미술시장에서 거래된 미술품 유통액은 1조 377억 원으로 2021년(7,563억 원)보다 37% 늘었다. 이를 유통처별로 분류하면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는 아트페어다. 판매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프리즈 서울을 제외하더라도 2022년 아트페어 거래액은 3,020억 원으로 2021년 대비 60% 가까이 성장했다. 반면 경매를 통한 판매는 2,335억 원으로 30.9% 감소했다. 작년 5월부터 적신호가 켜진 경매 시장은 올해 상반기 낙찰 총액이 2021~22년의 반토막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유찰률이 높아졌고, 블루칩 작가군조차 추정가를 밑도는 낙찰이 잇따랐다.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에 따른 것도 있지만 경매 시장이 유독 타격을 받은 이유는 잦은 경매 개최와 리세일 증가로 공급이 과도하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더불어 제로 베이스 경매 등으로 시장 진입을 무분별하게 확장하고 단색화 이후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한 점도 원인이 됐다.

공급 다각화와 수요 확충

그렇다면 아트페어는 어떻게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미술시장 역시 거시 경제에 영향을 받지만, 꼭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경기 변동을 견뎌낼 튼튼한 컬렉터층의 유무다. 작년 9월 『Artsy』에서 발표한 컬렉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1%가 물가 상승이 작품 구매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연 소득 6억 5천만 원 이상의 경우 그 비율이 74%까지 증가한다. 안정 수요가 있을 때 시장은 외부 요인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반면 과거 한국 시장의 경우 절대적인 컬렉터의 수가 적었고, 컬렉팅의 범위가 좁았다. 이에 국내 아트페어는 그간 컬렉터층을 확대하는 전략을 폈다. 강세였던 회화 이외에 조각이나 미디어아트, NFT아트 등 출품 장르를 다양화해 수요를 분산, 확장했다. 또 컨버세이션이나 특별전 등 부가 행사를 아트페어의 중심으로 가져와 2030 세대의 컬렉터 유입을 촉진했다. 엔트리의 다각화와 신규 컬렉터 확보. 이 둘은 국내 아트페어가 경기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가운데 흥행을 이어 나간 원동력이다.

올해 화랑미술제와 아트부산의 전략 역시 이 연속선상에 있다. 먼저 화랑미술제는 한국 최초의 아트페어로 올해 41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장수 미술장터다. 이번 행사에 출사표를 던진 갤러리는 총 156개. 역대 최다 참여를 예고했다. 출품작을 늘려 새로운 작품을 찾는 컬렉터의 갈증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신진 작가 특별전 <Zoom-In>엔 강민기 강원제 김보민 김재욱 백윤아 손모아 심봉민 이해반 젠박 조윤국 등 향후 미술계를 이끌어 갈 10인의 아티스트를 소개한다. 도록과 리플릿 제작을 지원하고 비평가와 매칭한 아티스트 토크도 함께 준비했다. 신인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은 화랑미술제가 시장 기능뿐 아니라 공공성을 띤 미술프로젝트로 평가받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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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인<I’mstable>캔버스에유채112×1122022화랑미술제아트사이드갤러리출품예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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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용<Bodysacpe76-8-2022>캔버스에아크릴릭259.1×193.9cm2022아트부산리안갤러리출품예정

지난 2월 연임에 성공한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올해 아시아 미술시장의 주도권을 한국으로 가져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에 발맞춰 세텍으로 이전했던 화랑미술제를 다시 코엑스에서 개최하고, 제2의 화랑미술제를 계획 중이다. 그러나 출품 갤러리 증가와 신규 아트페어 론칭 등 규모 확장 전략이 결국 작품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협회 기반의 아트페어인 만큼 가능한 많은 회원사를 참여시키려는 ‘온정주의’가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화랑미술제의 스케일은 이미 최상급이다. 화랑미술제가 글로벌 미술장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좀 더 엄격한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한편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아트부산은 키아프와 함께 한국 미술시장을 떠받치는 국제 아트페어다. 이번 행사엔 21개국 갤러리 150여 곳이 참가한다. 국내 인기 작가를 포함해 다니엘 뷔렌, 데이비드 살레, 다니엘 보이드 등 글로벌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공개한다. 특별전 <Connect>는 그동안 아트페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설치, 퍼포먼스, 관객 참여형 작업을 중심으로 기획했다. 컬렉팅 대상을 다양화하고, 아트페어를 비엔날레처럼 담론이 오가는 국제 미술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가나아트 갤러리바톤 313아트프로젝트 등이 준비한 총 12개의 전시를 펼친다. 더불어 아트부산은 행사 기간 동안 부산의 다양한 문화 기관, 지역 전시 및 행사, 로컬 F&B, 호텔 등과 연계해 부산 전역을 즐기는 ‘아트위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아트부산을 찾는 관람객 대부분이 휴양을 겸해 방문한다는 점에 착안해 로컬의 재발견과 지역 상생을 기치로 내걸었다.

국내외 수많은 아트페어가 론칭하거나 확장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독자적인 아이덴티티 구축이다. 즉 아트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아트부산은 뮤지엄급 특별전과 휴양지라는 부산의 로컬리티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이 전략이 2022년 국내 아트페어 중에서 최고 성과를 이끈 동력이 됐다.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아트부산의 장기적인 목표로 ‘국내 작가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플랫폼 구축’을 제시했다. 한국 아티스트 아카이브를 통해 글로벌 전시나 행사에 섭외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 이를 위해 국내 미술시장의 신뢰성을 높이는 다양한 기획을 구상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아시아의 패권을 결판 지을 후반전이 지금 시작한다. /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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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Glitch>리넨에유채,아크릴릭193×244cm2023아트부산페레스프로젝트서울출품예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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