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의 상상, 노멀 커뮤니티

개인전 <Gift Fluid> 전경 2026 미학관 © 미학관
개인전 <이웃, 사촌> 전경 2025 래빗앤타이거갤러리 © 양승욱

사진가 양승욱은 정상성 이데올로기가 퀴어적 상상력과 만나 전복되는 순간을 포착해 왔다. 작가는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모태 신앙으로 나고 자랐다. 이러한 환경에서 소수자 정체성은 그가 가족과 공동체에 온전히 섞이지 못하고 겉돌게 만들었다. 작가는 자신이 느껴온 이 소외감을 시각적 탐구의 동력으로 삼았다. 그의 렌즈가 늘 양가적인 중간 지대나 사회의 배면을 향하는 이유다. 그 내밀한 결핍의 시선이 맨 먼저 머문 곳은 바로 ‘장난감’이었다. 어릴 적 애착하던 장난감을 모조리 빼앗겼던 경험은, 강박적인 수집욕과 묘한 공포심이 뒤섞인 언캐니한 조형 언어로 재탄생했다. 획일적인 표정을 지닌 인형으로 프레임을 빼곡히 채워 정상성의 억압을 드러내거나, 특정 젠더 역할을 강요하는 전형성을 비틀었다. 특히 퀴어적 에로티시즘으로 재구성한 피규어는 미디어가 주입한 이성애 중심주의에 대한 반격이자, 억눌린 욕망을 표출하는 해방의 통로이다. 한편 이러한 개인적 결핍과 집착의 서사는 개인전 <이웃, 사촌>(레빗앤타이거갤러리 2025)에서 점차 타자를 향한 ‘관계’의 탐구로 확장됐다. 혈연 중심의 가족 관계를 넘어 친구, 회사 동료, 대학 동기 등 지인의 초상을 총망라했다. 멀어짐과 가까워짐을 반복하는 퀴어의 느슨하고도 튼튼한 연대를 ‘정상 가족’, ‘정상 이웃’의 틀에 대입해 대안 공동체를 상상했다. 최근 열린 개인전 <Gift Fluid>(4. 17~5. 17 미학관)에선 10년간 모아온 장난감을 관객과 나누는 ‘증여’를 전시의 형식으로 삼았다. “교환 대신 증여, 가격 대신 빚. 관객은 장난감을 받는 순간 나와의 끝나지 않는 관계로 들어온다.” 아무런 보답을 기대하지 않는 순수한 증여로 자본의 논리로는 환산할 수 없는 관계망을 시도했다.

양승욱 / 1983년 서울 출생. 안양대 디지털미디어디자인학과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 졸업. 래빗앤타이거갤러리(2025), 유아트스페이스(2022), 쇼앤텔(2020),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2019), 갤러리류가헌(2018) 등에서 개인전 개최. <디오르빗>(WRM스페이스 2024), <연극이 끝나고 뒤>(안성 64갤러리 2023) 등의 단체전 참여. 네덜란드 프라이드포토어워드(2019) 수상. 서울에서 거주 활동 중. © 양승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