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아트페어 미리보기

2026년, 미술시장에도 봄은 올까? 지난해 국내외 아트마켓의 거래 총액은 두 자릿수 감소하며 매서운 한파를 겪었다. 그러나 중저가 작품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고액 자산가의 미술품 자산 비중이 확대되는 등 재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반등의 불씨가 지펴지는 가운데, 글로벌 자본의 풍향계가 아시아로 향한다. 3월 아트바젤 홍콩(3. 27~29 홍콩컨벤션센터)과 아트센트럴(3. 25~29 홍콩 센트럴하버프론트)을 필두로, 4월 국내 미술시장을 견인할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4. 2~5 부산 벡스코, 이하 BAMA), 화랑미술제(4. 8~12 코엑스), 아트오앤오(4. 2~5 세텍), 그리고 더프리뷰서울(4. 23~26 에스팩토리)이 연이어 막을 올린다. 올해 시장 회복의 가늠자가 될 6개 아트페어의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박광수 <작은 > 캔버스에 유채 162.2×130.3cm 2025_아트바젤 홍콩 출품작

3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상반기 최대 미술축제 ‘홍콩 아트위크’의 주인공은 단연 아트바젤 홍콩이다. 41개국 갤러리 240곳이 집결하는 이번 페어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까다로워진 시장의 경향을 반영한 신규 섹터의 등장이다. 최근 5년간 제작된 작품을 집중 조명하며 가장 트렌디한 동시대성을 모색하는 ‘에코즈(Echoes)’ 섹터, 디지털아트에 초점을 맞춘 ‘제로 10(Zero 10)’ 프로그램이 첫선을 보이며 컬렉팅의 새 비전을 제시한다. 한편 아트센트럴은 2015년 출범 이래 아시아 현대미술의 실험성을 강조하고 그 경계를 확장하는 국제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왔다. 차세대 아티스트의 신선한 작품과 세계적인 거장의 원숙한 작품을 나란히 배치해 강렬한 시너지를 내는 큐레이션이 시그니처. 올해도 틀을 깨는 과감한 기획으로 컬렉터들에게 짜릿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홍콩에서 달아오른 열기는 4월, 한국으로 이어진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것은 부산과 서울에서 동시에 막을 올리는 BAMA와 아트오앤오다. BAMA는 작년 관람객 12만 명, 매출 210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성과를 달성했다. 이 기세를 몰아 지역 최대 미술장터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진다. 반면 세 번째 에디션을 여는 아트오앤오는 작품 가격이나 작가 명성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하고 독창적인 라인업을 자랑해 왔다. 특히 1974년 이후 출생한 울트라 컨템퍼러리작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파격은 물론, 아티스트 스튜디오와 프라이빗 컬렉션 방문 등 밀도 높은 네트워킹을 마련해 ‘작가 발굴’과 ‘아티스트 교류’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노린다.

4월 둘째 주에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개막한다. 이번에는 무려 갤러리 169곳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한국화랑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다. 창립 멤버이자 3대 회장을 역임한 권상능(조선화랑)부터 재작년 임기를 마친 황달성(금산갤러리) 등 전임 회장단의 인터뷰 영상과 아카이브를 주축으로 한국 미술시장의 반세기 역사를 되짚는다. 이와 더불어 19개 갤러리가 단일 작가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솔로부스 섹션’과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특별전 <ZOOM-IN>의 일곱 번째 에디션이 진행된다. 특별전 공모에는 700명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김수연 박시월 송다슬 윤인선 이수지 이신아 이진이 정미정 정진 하성욱 등 10인의 작가가 선정됐다.

화랑미술제(2023) 전경

피날레는 가장 젊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더프리뷰서울이다. 서울의 가장 ‘힙한’ 동네로 꼽히는 성수로 다시 돌아온 더프리뷰서울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음 주자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런웨이’이다. 이번 행사에는 신진 갤러리 45곳과 작가 200여 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샤워 상히읗 띠오 이아 에이피오프로젝트 캡션서울 등 라이징 스타가 총출동한다. 더프리뷰서울은 매년 부스전은 물론 퍼포먼스, 장소특정적 설치, 대규모 미디어아트 상연 등 시각예술을 총망라하는 축제의 장을 펼쳐왔다. 한층 진화한 구성으로 돌아온 올해 행사는 더욱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