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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n제주,혼저옵서!

8월제6회아트제주,11월제3회제주비엔날레개최

2022/07/08

올여름과 가을, 제주에서 두 개의 미술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먼저 아트제주가 6회째 행사를 맞는다. 올해 주제는 ‘예술은 우리를 꿈꾸게 할 거야(Art Will Make Us Dream)’. 8월 4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롯데호텔제주 컨벤션홀에서 7일까지 진행된다.

제6회 아트제주의 세 가지 특징을 꼽아보자. 첫째, 장소. 총700평 규모의 호텔 컨벤션홀에서 제주 최초로 ‘부스식’ 아트페어를 개최한다. 아트제주는 2016년 출범 해부터 ‘호텔 아트페어’ 형식을 취해 왔다. 지난 7년간 롯데, 하얏트리젠시, 메종글래드 등 호텔 객실을 전시장으로 활용해 작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공간이 협소해 관람이 불편하며, 더 많고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싶다는 관객 의견을 반영해 부스 형식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작품을 호텔 침대에 눕히거나 소파에 비스듬히 세운 전시 형태가 이색적이긴 해도, 미술시장으로서 전문성이 떨어져 보이는 점을 보완했다. “아트제주는 저예산에서 출발해 지금은 제주특별자치도와 호텔의 후원을 받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자치도의 예산이 증액되고, 롯데호텔이 함께 후원하면서 부스 전시를 꾸릴 여건이 마련됐다.”(총괄팀장 조서영) 갤러리별 부스 크기는 6.5×2.5m, 10×2m, 8×5m 등으로 다양해 이전보다 관람과 구매에 쾌적한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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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FloatingPeople>캔버스에유채27.3×22cm2022_비트리갤러리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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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즈와아돌프테가<Mrs.Pru>캔버스에혼합재료150×150cm2022_갤러리데이지출품작.갤러리데이지는글로벌마켓의신흥강자로떠오른흑인작가아돌프테가,아부디아의작품을내놓는다.특히아부디아의페인팅은국내최초로공개된다.제6회아트제주에서최고가를기록할예정.

예술은 우리를 꿈꾸게 할 거야

둘째, 핵심 주역. 주최 측은 슬로건 ‘예술은 우리를 꿈꾸게 할 거야’의 ‘우리’에 여성, 흑인, 장애인, MZ세대를 모두 포용한다고 밝힌다. 동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우먼 파워’, ‘블랙 라이브스 매터’, ‘베리어 프리’ 운동에 힘을 보태고, 다양성을 키워드 삼거나 기후 변화 같은 문제에 주목하는 작가를 대거 선보일 예정. 이들 작품은 갤러리 부스전은 물론, 특별전 <스포트라이트>에도 다수 포함됐다. 제주에서 태어나거나 활동하는 작가를 조명하는 ‘스포트라이트’의 올해 참여 작가는 15인으로, 이 중 30%가 1990년대생, 50%가 여성이다. 아스퍼거증후군을 앓으면서 ‘숲과 고양이’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 고동우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제주 화랑 갤러리데이지는 짐바브웨 출신의 타파즈와 아돌프 테가와 코트디부아르의 압둘라예 디아라수바 회화작품을 내보인다. 아부디아(Aboudia)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디아라수바는 지난 3년간 작품 가격이 200% 이상 치솟을 만큼 글로벌 아트마켓에서 뜨겁게 주목받는 혜성이다. 이번 아트제주 출품작 추정가는 2~3억 원. 평균 300만~1천만 원대, 고가 5천만 원 이상인 아트제주 전체 출품작 중에서 최고가를 선점했다.

셋째, 이벤트. 갤러리 부스전 외에 부대 행사는 아트페어의 ‘꽃’이다. 모든 아트페어 주최 측은 관객을 끌어모으고자 매년 심혈을 기울여 특별 이벤트를 기획한다. 올해 아트제주에는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특별전>, <프로젝트>까지 총 3개의 부대 행사가 준비된다. <특별전>에는 국제 레지던시 ‘가파도AiR’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2018년부터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운영하는 가파도AiR의 올해 입주 작가는 김유선, 지니서, 안정주&전소정, 앤디 휴즈(영국), 아그네스 갈리오토(이탈리아) 총 5인(팀). <프로젝트>에는 작가 솔로전이 계획되어 있으나, 그 주인공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NFT를 이용한 소소한 이벤트도 챙겨보자. 아트페어 현장에서 발권하는 종이 티켓과 더불어 모바일 탑승권처럼 ‘NFT 티켓’을 도입한 것. NFT 기존 유저는 티켓을 전용 지갑에 넣거나 마켓플레이스에 판매할 수 있다. 사실상 재미와 기념을 위한 목적이지만, 아트제주에 맞춰 열리는 ‘아트 제주 위크’에도 유용하다. 제주의 주요 미술관, 박물관, 유명 카페에 할인 혜택이 쏟아지는 축제 주간 동안 실물 티켓에 비해 훼손되거나 분실될 위험이 적어서다.

아트페어의 하이라이트인 부스전에는 갤러리 총 30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초창기 아트제주는 1회에 40곳, 2회에 60곳이 출전했지만, 3회부터는 매년 30곳으로 제한했다. 주최 측 운영에 부담 없고, 많은 갤러리가 형평성 있게 판매 가능하며, 제주 미술시장의 현황에 맞춘 규모다. 올해 엔트리는 지역별로 제주 6곳, 서울 23곳, 대구 1곳이다. 제주에서는 갤러리누보, 갤러리데이지, 갤러리중문, 루씨쏜아뜰리에, 월정아트센터, 현인갤러리가 참가한다. 제주 갤러리는 특별히 부스비 40%를 감면받는다.

아트제주는 이제 7년 차 마켓이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제주의 넘버원 아트페어로 성장하고 있다. 수치로 봐도 2016년 대비 2021년 방문객 수 1천 명이 7천 명, 총 작품 거래액 3억 원이 25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물론 한국의 양대 산맥 미술시장인 키아프가 650억 원, 아트부산이 350억 원 매출을 기록하는 데 비하면 걸음마 뗀 격이지만, 부스 형식으로 탈바꿈한 만큼 앞으로의 실적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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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시시변이(時視變異)2022-#11(천마)>세라믹,핸드페인팅,컬러화장토,금장,1260°C산화소성35×50×65cm2022_토포하우스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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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근<무제-2,Greenpond>C-프린트100×129cm2004_제3회제주비엔날레참여작가.박남희예술감독은‘움직이는달,다가서는땅’을주제로내세웠다.인류세시대인간과자연의관계를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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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숨비>가변설치2018

한편, 가을바람이 솔솔 부는 11월에는 제3회 제주비엔날레가 개막한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이나연) 주관으로 11월 16일부터 2023년 2월 12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제주국제평화센터, 가파도 등 섬 전역 전시장 10곳에서 펼쳐진다. 올해 비엔날레를 이끌어 갈 예술감독은 박남희.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큐레이터(2011) 및 공동 전시감독(2013),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본부장(2016~20) 등을 역임했고, 현재 홍익대 영상·커뮤니케이션대학원 VR/AR 콘텐츠 전공 초빙교수이다.

박 감독은 행사 주제로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Flowing Moon, Embracing Land)’을 제시했다. 전자 ‘움직이는 달’은 자연의 순리를 뜻한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계절이 변하고 생명이 순환하는 자연의 시간에 주목한다. 후자 ‘다가서는 땅’은 대자연에 겸허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몸짓이다. 인류가 자연의 일부임을 인지하고, 객체 간 동등한 만남, 소통, 공존을 역설한다. 즉, 인류세 시대 인간이 지향해야 할 삶의 태도와 예술실천을 고찰하려는 의도. “자연 공동체의 신화와 역사를 만들어온 양생(養生)의 땅 제주에서,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생명 가능성을 예술로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모든 객체가 함께 살기 위해 ‘달의 우주적 관용’과 ‘땅의 자연적 공명’을 실험하는 예술의 장을 열겠다.”(박남희) 여기에 16개국 작가 60여 명(팀)이 합심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라인업은 강이연 김주영 박광수 박형근 최선 윤향로 이승수 왕게치 무투(케냐) 레이첼 로즈(미국) 리크리트 티라바니자(태국) 팅통창(대만) 자디에 사(캐나다) 등.

제3회 제주비엔날레가 떠안은 부담감은 남다르다. 2017년 제1회는 촉박한 일정에 예산을 무리하게 쓰면서 경찰 수사까지 받았고, 2020년 제2회는 제주도립미술관장과 예술감독의 갈등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결국 무산됐다. 햇수로는 벌써 5년이지만, 제대로 된 비엔날레는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셈. 올해 행사가 그간의 오명을 씻고, 명실상부 제주의 대표 비엔날레로서 힘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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