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트의 마돈나, 피필로티 리스트

국제적 명성의 스위스 영상작가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의 국내 첫 개인전 <피필로티 리스트: 하늘로 오르다>(7. 19~9. 16)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렸다. 그는 감각적인 영상 언어로 여성의 신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며, 1980년대 대중문화의 형식을 비디오 아트에 안착시킨 작가로 평가 받는다. art in culture 2000년 9월호(http://www.artinculture.kr/content/view/188/44/) 특집 <Art in the Media Era>에서는 ‘미디어시티서울2000’에 초대된 작가 중 피필로티 리스트를 비롯한 10인의 작품세계를 살펴본 바 있다. artWA는 피필로티 리스트의 2000년대 초기까지의 작업 경향을 읽을 수 있는 이 특집 글을 소개하고, 화려한 대규모 영상 설치로 확장된 근래의 작업과의 비교를 통해 작품 세계 전반을 조명한다.

<하늘로 오르다> 4채널 비디오 설치 2012
<나는 그런 여자가 아니야(I’m Not the Girl Who Misses Much)>(1986) 스틸 이미지
<Pour Your Body Out> 뉴욕현대미술관 전시 전경 2008
<하늘로 오르다> 4채널 비디오 설치 2012

미디어 아트의 마돈나

글Ⅰ김진영

공립학교를 개조한 뉴욕의 P.S1 현대미술센터에 들어서면 관람객들의 발에 무심히 밟히는 비디오 작품이 하나 있다. 나무 교실 바닥의 약 5cm 미만의 깨진 틈을 타고 나오는 조그마한 스크린이다. 이 속에서 한 여자가 발가벗은 채 아비규환을 헤쳐 나오려는 사람처럼 몸부림치고 있다.
얼마 전 뉴욕의 루링 어거스틴 갤러리(Luhring Augustine Gallery)에서는 갤러리 전에가 마치 어두컴컴한 동굴처럼 변한 비디오 설치전이 있었다. 한 집안의 거실을 통째로 옮겨 온 듯한 연극 무대 세팅에 15개 정도의 비디오 프로젝터가 의자, 책상, 칵테일 바의 술병 등에 구석구석 숨어 있던 전시였다. 관람객들은 어두운 조명 아래 마치 정말 술에 취한 듯 안락의자 사이, 술병 테이블 사이를 휘청거렸다.

<모든 것은 끝났다(Ever is Over All)>(1997) 스틸 이미지
<모든 것은 끝났다(Ever is Over All)>(1997) 설치 전경

이미지를 즐기는 페미니스트

<납작하게 하기>(1997) 스틸 이미지

미술관에 빠진 MTV

<Apple Tree Innocent On Diamond Hill> 비디오 설치 2003(Photo: Hirotaka Yonekura)
<Sip My Ocean> 비디오 설치 1996
미디어 아트의 마돈나, 피필로티 리스트 •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