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트의 마돈나, 피필로티 리스트
국제적 명성의 스위스 영상작가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의 국내 첫 개인전 <피필로티 리스트: 하늘로 오르다>(7. 19~9. 16)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렸다. 그는 감각적인 영상 언어로 여성의 신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며, 1980년대 대중문화의 형식을 비디오 아트에 안착시킨 작가로 평가 받는다. art in culture 2000년 9월호(http://www.artinculture.kr/content/view/188/44/) 특집 <Art in the Media Era>에서는 ‘미디어시티서울2000’에 초대된 작가 중 피필로티 리스트를 비롯한 10인의 작품세계를 살펴본 바 있다. artWA는 피필로티 리스트의 2000년대 초기까지의 작업 경향을 읽을 수 있는 이 특집 글을 소개하고, 화려한 대규모 영상 설치로 확장된 근래의 작업과의 비교를 통해 작품 세계 전반을 조명한다.
미디어 아트의 마돈나
글Ⅰ김진영
공립학교를 개조한 뉴욕의 P.S1 현대미술센터에 들어서면 관람객들의 발에 무심히 밟히는 비디오 작품이 하나 있다. 나무 교실 바닥의 약 5cm 미만의 깨진 틈을 타고 나오는 조그마한 스크린이다. 이 속에서 한 여자가 발가벗은 채 아비규환을 헤쳐 나오려는 사람처럼 몸부림치고 있다.
얼마 전 뉴욕의 루링 어거스틴 갤러리(Luhring Augustine Gallery)에서는 갤러리 전에가 마치 어두컴컴한 동굴처럼 변한 비디오 설치전이 있었다. 한 집안의 거실을 통째로 옮겨 온 듯한 연극 무대 세팅에 15개 정도의 비디오 프로젝터가 의자, 책상, 칵테일 바의 술병 등에 구석구석 숨어 있던 전시였다. 관람객들은 어두운 조명 아래 마치 정말 술에 취한 듯 안락의자 사이, 술병 테이블 사이를 휘청거렸다.
이미지를 즐기는 페미니스트
미술관에 빠진 M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