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展
2011 / 04 / 25
4. 22 ~ 5. 22 조현화랑(http://www.johyungallery.com/)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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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맨드라미> 97x162cm oil on linen 2010 (사진 제공: 조현화랑)
누구나 하루 3시간씩 10년을 한 분야에 투자하면 기필코 성공한다는 ‘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김지원이 꾸준히 맨드라미만 그려온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는 이제 한국 미술계에서 ‘맨드라미 작가’로 통한다. 이번 전시는 그 치열한 수행의 기록인 <맨드라미> 연작을 집중 조명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의 회화 작업 23점과 드로잉 18점이 전시된다.
“꽤 오랜 시간 맨드라미를 그렸다. 어떤 사람은 그냥 꽃 그림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맨드라미 초상화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동물적이고 식물적인 것이 혼재하는 이중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나는 맨드라미 그림 속에 혁명 하나, 맨드라미 그림 속에 연정 하나, 맨드라미 그림 속에 독사 한 마리, 맨드라미 그림 속에 욕망 한 덩어리로 읽히길 바란다.” (2010년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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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맨드라미> 2010
작가는 직접 작업실 앞마당에 맨드라미를 심어 기르며 가까이서, 때론 멀리서 관찰한다. 거대한 캔버스에 채도가 낮은 녹색과 붉은색의 거친 터치로 그려진 맨드라미의 모습에선 에너지가 생동한다. 맨드라미의 ‘생애’는 작가에게 또 다른 영감이 된다. 한여름 화려하게 부풀어 올랐다가 늦가을이 되면 격렬하게 녹아내리듯 고개를 떨어뜨리는 맨드라미의 생성과 소멸 속에서 작가는 인간의 삶과 죽음, 욕망과 부조리, 고독과 희로애락을 반추한다.
사소한 대상 속에서 인생철학을 탐색하는 작가에겐 ‘그리기’란 행위 자체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대상의 회화적 재현을 넘어선 치열하고도 지독한 내적 성찰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이로써 완성된 <맨드라미> 연작은 정물화일 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의 자화상, 오늘날 인간의 초상화, 혹은 심리적 풍경화다.
김지원 1961년생.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조형 미술학교 졸업.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 PKM Trinity 갤러리(2010), 분도갤러리(2009) 등에서 개인전 개최. <21 & Their Times>(금호미술관, 2010), <붉은 낮잠>(그 문화, 2009) 등 다수의 단체전 참여.
051)747-8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