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즐거운나의집展

2015/01/19

과거와 미래의 집, 그리고 주거의 현실
즐거운 나의 집展​ 2014. 12. 12~2015. 2. 15 아르코미술관(http://www.arkoartcenter.or.kr/nr3/?c=2/12)

https://cdn.sanity.io/images/m65sjp4q/production/17b5ae6a73cead1a56eff6d728e5f3042c9cadab-500x394.jpg

정재호〈트랜지스터〉한지에아크릴88×104cm2014

전통적인 가족개념이 해체 위기에 처하고 이에 따라 주거문화가 변화하면서 ‘집’의 의미를 재고해 보려는 시도가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다. 송은아트스페이스의 〈제14회 송은미술대상(http://www.songeunartspace.org/programs/user/space/space_start.asp)〉전에 참여한 도수진 작가의 〈드림 하우스〉나 서울시립미술관의 〈협력적 주거 공동체(http://sema.seoul.go.kr/korean/exhibition/exhibitionView.jsp?seq=377)〉전에 이어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즐거운 나의 집〉이 그렇다. 이 전시는 관객 스스로 ‘즐거운 집’을 재정의하고 각자의 신념과 가치관이 담긴 집을 설계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기획됐다. 미술관 전관과 스페이스 필룩스에서 진행되며 시각예술 작가 약 10여 명과 건축가 그룹, 디자이너 그룹 및 만화가, 영화감독 등이 참여한다.

https://cdn.sanity.io/images/m65sjp4q/production/d59d1d94e53fa8881221daae41f30586f88ded8b-500x305.jpg

옵티컬레이스〈확률가족〉전경2014

전시는 각각 ‘살았던 집’, ‘살고 있는 집’, ‘살고 싶은 집’ 총 3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제1전시실 ‘살았던 집’은 전시 공간 자체를 집으로 만든다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입구에서부터 차례로 현관, 거실, 부엌, 화장실 등으로 나뉜 전시실은 각 공간에 어울리는 일상품과 미술작품, 텍스트 등으로 채워졌다. 1960~70년대 텔레비전이나 전화기 같은 오래된 사물을 그린 정재호의 회화 시리즈는 거실에, 미동하는 문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금민정의 〈숨 쉬는 문〉은 다락방에 위치해 실제 집의 분위기를 한층 실감 나게 해준다. 집에 관한 아련한 추억은 제2전시실 ‘살고 있는 집’에 오는 즉시 과거의 기념물로 고착된다. 가장 먼저 마주할 작품은 옵티컬레이스의 〈확률가족〉. 광활한 전시실 전면을 차지한 무지개 색상 인포그래픽은 보기만 해도 머릿속이 혼란해진다. 이것은 부모의 자산과 본인의 소득을 비교해 자신의 경제적 위치를 가늠하게 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관객은 이곳에서 독립 후 살 수 있는 집,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불만족스러워도 살 수밖에 없는’ 집의 현실을 목도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집에 사는 것은 영영 불가능할까? 전시는 차가운 현실 앞에 무기력해진 관객을 스페이스 필룩스의 ‘살고 싶은 집’으로 안내한다. 이곳은 앞서 보여준 현실적인 집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다양한 주거형태를 디자인물, 영상, 서적 등으로 선보인 공간이다. 특히 외국의 구체적인 사례는 대안 주거의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눈여겨볼 만했는데, 그중 하나가 핀란드의 대학생 주택 정책이다. 정부와 학생 단체, 비영리 기관의 협조로 이루어진 이 정책은 학생에게 주거뿐 아니라 교육, 재정, 문화 서비스 등 여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 냉혹한 주거난으로 ‘즐거운 나의 집’보다는 ‘즐거울 나의 집’만을 꿈꾸는 우리에게는 아직 아득한 이야기지만.

https://cdn.sanity.io/images/m65sjp4q/production/7bb6e03d572a32c8e339cb2ac7b42834d3663783-500x296.jpg

예스퍼바하트마이스터〈Microtopia〉단채널비디오55분2013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2024.11.01~)
[만료]고흥군청(2024.11.01~2025.01.08)
[만료]한솔제지(2024.11.13~2025.01.08)
아트프라이스(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