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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친구,대화와협업展

2015/03/05

미완성의 전시, 그 결말은?
당신의 친구, 대화와 협업展 2. 12~3. 15 갤러리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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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맥카시워크숍〈크라우드파일럿소개팅〉드로잉2015

갤러리팩토리에서 열리는 〈당신의 친구, 대화와 협업〉전은 작가이자 기획자인 최태윤이 그의 동료 작가들에게 ‘대화와 협업’이라는 키워드로 참여를 제안한 하나의 모임이다. 참여 작가로는 강이룬, 데이비드 호르비츠(David Horvitz), 로렌 맥카시(Lauren McCarthy), 청개구리 제작소, 카일 맥도널드(Kyle McDonald), 크리스틴 선 킴(Christine Sun Kim)이 있으며, 전시 디자인은 최태윤과 아트스페이스풀의 전 공간매니저 신익균이 함께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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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친구,대화와협업〉전전시전경2015갤러리팩토리

전시는 각 작가가 ‘협업’이라는 키워드로 작업을 진행해 온 결과물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진열하거나 전시 기간 중 열리는 워크숍 기록물을 선보이는 형식으로 기획됐다. 강이룬은 〈맞춤형 시간을 찾아서〉라는 독서모임 워크숍을 제안했다. 이것은 시간에 관련된 서적을 읽고 참여자와 의견을 공유하며 진정한 의미의 ‘개인적인 시간’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 워크숍이다. 데이비드 호르비츠는 〈스팸 런치〉라는 이름으로 스팸을 활용한 도시락을 만들어 사전에 신청한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는 워크숍을 열었다. 로렌 맥카시는 발렌타인데이에 작가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크라우드 파일럿’을 활용한 소개팅 워크숍 〈크라우드 파일럿 소개팅〉을 진행했다. 크라우드 파일럿은 대화 내용을 온라인에 스트리밍하면 누구나 실시간으로 소개팅을 코치할 수 있는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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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제작소워크숍〈불확실한학교〉2015전시장입구설치장면

청개구리 제작소는 청소년 참여자를 위한 워크숍 〈불확실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서로를 가르쳐 보며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을 제안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모든 워크숍은 기획자와 작가, 참여자가 같은 공간에서 서로 협업하면서 이루어졌다. 특히 워크숍이 진행된 테이블은 최태윤의 드로잉을 토대로 신익균이 제작한 것인데, 테이블 다리에 사람처럼 발을 만들어 단순한 가구라기보다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하나의 ‘친구’처럼 느껴지도록 했다. 카일 맥도널드는 인터랙티브 작업 〈우리는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다〉를 진행하면서 수집한 이미지들로 만든 책을 선보인다. 이 작업은 2013년 10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진행됐는데, 거울처럼 생긴 모니터를 통해 각 나라의 사람들이 서로를 마주 보는 형태의 작업이다. 크리스틴 선 킴의 〈고요함은 특징이 없는 소음이다〉는 청각장애인이자 사운드아티스트인 작가가 기획자와 대화를 나눈 후 그 대화를 드로잉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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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친구,대화와협업〉전워크숍진행장면2015

보편적으로 전시라는 판은 손질이 끝난 완성품을 펼쳐 보이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완성된 작품과 디스플레이를 마친 전시장의 결합은 마침내 전시 오프닝으로 이어지며 비로소 대중에게 공개된다. 이에 비하자면 〈당신의 친구, 대화와 협업〉전은 미완성 형태에 더 가깝다. 인쇄물과 오브제는 다소 난잡하게 배치돼 있고, 워크숍이 진행되면서 디스플레이를 변형하거나 참여 작가를 추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미완성이란 무언가 부족하다거나 결함이 있음을 뜻하지 않는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대화를 나누는 행위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듯이, 이 전시 또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향해 낯선 사람들이 모여 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품된 작품이나 워크숍 등 이번 전시의 모든 구성물은 ‘친구 관계’로부터 나왔다. 몰랐던 사람과 만나고 알던 사람과 더 가까워지면서 함께 만들어 나간 결과물은 그들 관계의 형상화나 마찬가지다. ‘완성’이 더 이상 첨삭할 요소가 없는 정적인 상태라면, ‘미완성’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고, 추구하고, 만나는 움직임이다. 하나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 전시는 대화와 협업을 단순히 주제로만 다루지 않고 그 자체를 전시로서 실현해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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