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한반도오감도展

2015/04/06

대학로 자르디니, 황금빛 한국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전: 한반도 오감도展 3. 12~5. 10 아르코미술관(http://www.arkoartcenter.or.kr/nr3/)

https://cdn.sanity.io/images/m65sjp4q/production/258c717af091aa500c90a894223238d605c016c9-500x248.jpg

〈한반도오감도〉전전시전경2015아르코미술관Photoby신경섭

작년 이맘때 사석에서 만난 건축가 조민석은 내게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개막식에 오냐고 물었다. 못 간다고 했더니, “왜? It’s benefit for you!”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1년여 만에 이 전시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운영하는 주최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소속의 아르코미술관에서 다시 개막했다. 일종의 앙코르 공연처럼 열린 이 전시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을까. 단지 한국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안겨 준 전시를, 베니스에 가보지 못한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전부일까.

https://cdn.sanity.io/images/m65sjp4q/production/bda3f3a59208d41e720c5a0c14f72376c3478183-500x336.jpg

평양백두산건축연구원소속건축가〈비단협동조합〉2011베이징보너컬렉션제공

잘 알려져 있듯이 <한반도 오감도>전은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분단 이후 70여 년간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 남북한 건축 문화를 비교 조망한 전시였다. 휴전 후 빠른 속도로 재건 및 개발을 거듭한 남한의 경우, 건축가 김수근은 오늘날 서울의 도시 풍경을 새롭게 그린 장본인이다. 세운상가(1968), 낙원아파트(1969) 같은 주거 공간부터 주한미국대사관(1983), 서울지방법원청사(1986) 등 공공기관까지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면 하루 동안 그의 건물을 몇 번이나 지나치게 된다. <한반도 오감도>전이 열리는 아르코미술관 역시 1979년 당시 문예회관이라는 이름으로 김수근이 지은 곳이다. 빨간 벽돌로 견고하게 지어진 전시장 한가운데 1984년 서울올림픽경기장을 배경으로 찍은 김수근의 사진이 걸려 있다. 사실 나는 작년 개막 시즌 이후 다른 일로 유럽 출장 중에 베니스에 잠시 들러 한국관 전시를 봤다. 이번 전시는 출품작은 물론 기타 전시 설치물(표지판, 인테리어 등)까지 기존과 거의 똑같은 컨텐츠로 귀국전을 열었다. 심지어 일부 가벽은 베니스의 한국관 고유의 작은 아치형 창문 모양을 따오기도 했다.

https://cdn.sanity.io/images/m65sjp4q/production/f1bb1cb20e80ccfdab2de9e1915154ef5220a792-500x375.jpg

신경섭〈SuitableLandscapeNo.15〉사진2014서울세종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는 베니스 때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가장 큰 이유는 전시장의 건축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베니스의 한국관은 건축가 김석철이 지은 건물로,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열린 공간’인 데 반해, 아르코미술관은 전혀 빛이 들어오지 않는 ‘막힌 공간’이다. 또한 관객이 바뀌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를 바라보는 외국인 관객에서 ‘남 일’이 아닌 한국인 관객으로…. 완전히 다른 타깃과 컨텍스트다.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가 선사한 가장 큰 ‘이익’은 전시 역시 하나의 생명체처럼 환경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한다는 명제를 실현해 냈다는 데 있을 것이다.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2024.11.01~)
[만료]고흥군청(2024.11.01~2025.01.08)
[만료]한솔제지(2024.11.13~2025.01.08)
아트프라이스(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