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매치展
2015 / 08 / 04
기업과 예술가, ‘상생’의 꿈
믹스매치展 7. 1~8. 30 코트라오픈갤러리(http://www.kotra.or.kr/kh/about/KHKIOP020M.html?MENU_CD=F0345&TOP_MENU_CD=F0104&LEFT_MENU_CD=F0345&PARENT_MENU_CD=F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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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효와 삼익악기가 협업 제작한 피아노. <믹스매치> 코트라오픈갤러리 오프닝 전경
기업과 예술의 ‘랑데부’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 주인공이 대기업으로 국한되어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선정한 문화예술 후원 우수기관 10곳 또한 두산, 신세계, 효성 등 대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소기업들은 이 모습을 부러워만 했지만, 이제 이들에게도 예술 후원과 협업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바로 코트라오픈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믹스매치(Mix Match)>전이다. 전시 제목은 국내 중소, 중견기업과 예술가의 아이디어가 ‘믹스’되고, 그 결과로서 기업의 제품 위에 작가의 작품이 ‘매치’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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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 <The first duty of love is to listen 2000일간의 이야기> 2014
전시에는 KOTRA(Korea Trade-Investment Promotion Agency)가 선정한 수출 유망 중소기업 10개사와 강준영 공숙자 곽연주 김정아 신동민 이김천 장승효 진석원 찰스장 쿤 하태임 한창우 함영훈 등 작가 22명이 참가했다. KOTRA 본사 로비 한편에 마련된 전시는 규모는 작지만 알찬 모습이었다. 모자, 금고,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활용한 50여 점의 작품이 선보였다. 유진로봇은 수출 히트상품인 아이클레보 로봇청소기 시리즈에 하태임과 함영훈 작가의 작품 패턴을 적용했다. 컬러풀하고 감각적인 패턴으로 기존 수출국인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에 이어 중동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 출발해 사회적 기업의 대표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은 동천모자는 찰스장, 한창우와 협업했다. 찰스장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해피하트’를 사용한 별자리 디자인을, 삼각형 모티프로 다채로운 기하학적 문양을 만드는 한창우는 십이간지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각각 모자에 담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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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훈 <LOVE III. N.01. 720 dots compliation>
전시된 작품들은 GS홈쇼핑의 기부 방송을 통해 실제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 기업은 이번 협업을 계기로 예술적 모티프를 적용한 자체 브랜드를 출시한다. 한편, 제이월드 인터내셔널은 강준영 김정아 이김천 한창우 작가와 협업해 다양한 디자인의 여행용 가방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가방들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실제로 구입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KOTRA는 2012년 개관 이후 각종 기획전과 공모전을 통해 기업과 예술의 협업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이번 전시는 기업들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수요를 모아 그 특성에 맞는 작가들을 매치했다는 점과, 단순 홍보용 샘플 제작에 그치지 않고 상용화를 이뤄 낸 점,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세운 점에서 여러모로 진일보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한젬마 KOTR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보통 기업과 예술의 협업은 대기업의 홍보마케팅 수단에 머물고 있는 반면, 이번 협업은 국내 중소, 중견기업의 수출 판로 확대에 적극적으로 활용된다는 것에서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예술가가 손잡고 상생의 ‘꿈’을 이뤄 나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