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시작展
2015 / 09 / 06
미술관 혹은 놀이터
놀이시작展 8. 8~9. 30 헬로우뮤지움 (http://www.hellomuseum.com/v1/)동네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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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어린이들과 함께한 건축 워크숍 장면 2015 금호동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
지난 8월 8일 금호동에 ‘동네미술관’이 개관했다. 전형적인 주거 지역이지만 문화예술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곳에 지역 밀착형 미술관이 문을 연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반색했다. 공사 진행 과정 중에도 지역 어린이를 초대해 미술관 전면 유리벽에 그림을 그려 꾸미도록 해, 이미 입소문이 난 상태다. 또한 금호동을 관할하는 성동구 역시 지역예술 교육문화 및 마을공동체 활성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업무협약식을 마쳤다. 과거 병원이었던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연면적 379.2㎡ 규모로 지하 1층부터 2층 및 옥상까지 4개 층에 전시실, 교육실, 학예실, 예술놀이터 등을 갖췄다. ‘동네미술관’이라는 친숙한 이름에 걸맞은 인테리어와 특히 어린이들이 마음껏 낙서하며 놀 수 있는 루프탑 드로잉 스튜디오가 눈길을 끈다. 그 밖에도 공간 구석구석마다 어린이들이 미술을 제대로 즐기고 배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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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민 〈Sleeping Heart, Cool〉 캔버스에 아크릴릭 215×215cm 2004
‘동네미술관’을 운영하는 헬로우뮤지엄은 2007년 역삼동에서 시작한 국내 최초의 어린이 대상 비영리사립미술관으로, 2013년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김이삭 관장은 일찍이 미술관 교육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미국 주요 미술관 및 박물관에서 에듀케이터로 실전 경험을 쌓았다. 국내에서는 1세대 미술 전문 에듀케이터로서 그동안 여러 국공립 미술관과도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이삭 관장은 “어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미술관을 어린이와 가족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고 지역 밀착형의 새로운 미술관을 지향한다”면서 동네미술관을 여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8년 전 국내 첫 어린이미술관으로 시작하면서 기존의 예술교육이나 미술관과는 다른 새로운 미술관의 비전을 세웠다. 그 비전에 공감하며 참여해 준 ‘특별한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꿈을 키워 가고 있다”며 관객에게 감사한 마음도 덧붙였다. 특히 헬로우뮤지엄이 동네미술관을 실현시킨 데에는 ‘C프로그램’의 도움이 컸다. ‘C프로그램’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정주 NXC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벤처CEO 스타들이 뜻을 모은 기부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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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뮤지엄 동네미술관 금호동 프로젝트의 첫 전시 <놀이시작>은 전시 관람 자체가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즐거운 ‘놀이’로 인식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놀이를 ‘공감’ ‘구조’ ‘기억’ ‘상상’이라는 세부 주제로 나누어, 각 파트마다 작가 강영민 오유경 홍순명 홍장오를 초대했다. <조는 하트> 시리즈로 잘 알려진 강명민은 눈, 코, 입을 가진 생명체로서의 하트가 일상에서 겪는 희로애락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그린다. 홍순명은 최근 개인전에서도 선보였던 <사소한 기념비>를 이번 전시에 기해 금호동 재개발 지역에 버려진 물건을 주워 작품의 주요 재료로 사용하는 작업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또한 오유경과 홍장오의 작품은 보다 적극적인 관객의 참여를 이끈다. 동네미술관의 학예팀은 기존의 체험형 교육에서 놀이(감각 운동 및 스토리)를 바탕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예술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어린이와 가족들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이웃과 어울리는 지역 공동체 중심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