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ook] 맥스릴랙스(Maxrelax)
휴식의 테크놀로지
맥스릴랙스(Maxrel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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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Me Now> 비디오 2015
스타일리시한 젊은 남녀 한 무리가 서울 도심을 유유히 거닌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패션디자이너 계한희의 ‘KYE’ 의상을 걸친 이들은 때로 멈춰 서서 짓궂은 장난을 치거나 서로를 향해 포즈를 취한다. 각각의 등장인물은 가장 멋져 보이는 앵글로 클로즈업되어, 스마트폰을 연상시키는 길쭉한 스크린 5개에 나뉘어 비춰진다. 인터넷 타임라인에 자신의 일상을 매력적으로 ‘전시’하고 끝없이 ‘공유’하는 요즘 젊은 세대의 모습이 겹쳐지는 듯하다. 최근 맥스릴랙스(Maxrelax)가 <Stream, Streaming Persona>전(PKM갤러리, 7. 22~8. 15)에서 선보인 <Like Me Now>의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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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of Artifice>
맥스릴랙스는 최대치(maximum)의 휴식(relax)을 의미하는 합성어로, 예술가 4명이 모여 만든 다학제 예술 창작 집단이다. “우리가 사는 뉴욕에서는 ‘휴식’이라고 하면 (컴퓨터에서 멀어져) 여유를 즐기는 모습만을 떠올린다. 이 개념을 바꿔 보고 싶었다. 테크놀로지가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우리 삶 속의 새로운 맥락들을 차분히 떠올리게 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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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알고리즘 ‘Deep Dream’으로 효과를 준 사진
이들은 2014년 9월 뉴욕 뉴뮤지엄이 시작한 다학제 예술 인큐베이팅 레지던시 ‘NEW INC’의 첫 입주작가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디지털 영상 속 픽셀이 현실 세계로 튀어나오는 모습을 담은 ‘픽셀 조각’과, 실제 인물을 촬영한 후에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이미지를 조작한 디지털 사진 작업 등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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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2×Z> 아크릴릭, 구리, LED, 철 2015
이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텀블러 계정에 시시때때로 찍어 올리는 사진은 ‘창작자’와 ‘소비자’의 개념을 흐트러뜨린다. 작품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사진을 본 네티즌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작품의 폭발력을 극대화시킨다. 이번 전시 오픈에 맞추어 힙스터들이 사랑하는 온라인 매체 바이스(VICE)와 하이프비스트(Hypebeast)에서도 작품의 티저 영상과 2차 편집본을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신인 작가 스스로 좀 더 정확한 ‘타깃 관객’에게 맞춤형으로 어필하는 전략이자, 3차원 공간을 넘어 인터넷까지 전시공간을 확장시키는 새로운 개념적 작품의 탄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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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k on It> WebGL 인터랙티브 3D 그래픽 2015
이들은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도 일컫는다. 인스타그램에서 팀의 이니셜 ‘m’을 형상화한 브랜드 라벨을 만날 수 있다. “모든 것이 상품화되어 있는 이 시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오브제, 디지털 사진, 영상도 충분히 아름다운 ‘상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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