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gyo 30展
2015 / 11 / 04
서교동에 꽃 핀 신진작가들의 열정
Seogyo 30展 10. 21~31 서교예술실험센터(http://cafe.naver.com/seoulartspace/)
아직 인지도가 낮은 젊은 작가들에게 신진 작가 발굴을 목표로 한 공모전은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한 탐나는 기회다. 서울문화재단 서교예술실험센터의 유망예술지원사업 99℃ 역시 그중 하나. 201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시각예술 분야의 30세 미만 신진 작가를 발굴, 지원한다. 올해 초 1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신청했고 4명의 작가가 최종 선정됐다. 4기 선정 작가는 김지영 김혜원 문경의 윤소린. 이들은 지원금, 전시공간 같은 물리적인 지원을 받을 뿐 아니라 실질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과 워크숍, 1:1 멘토링 프로그램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린 〈Seogyo 30〉전은 지난 6개월 동안 양찬제(전시기획자) 정현(비평가) 최두수(작가) 장승연(《아트인컬처》 수석기자)으로 구성된 멘토단의 도움을 받아 구상한 작업을 선보이는 단체전이다. 이후에는 각자 지원 받은 전시공간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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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4월에서 3월으로〉(부분) 종이에 연필 80×120cm 2015
김지영의 〈4월에서 3월으로〉는 달력 모양과 똑같이 종이에 격자 형태로 나눠 그린 다음 2014년 4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매일 각 칸에 바다 물결을 드로잉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바람이 약한 날은 줄이 수평으로 가지런한 반면, 강한 날은 사각형의 칸이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등 그날의 바람 세기에 따라 드로잉 선의 강도가 결정된다. 오뉴월 이주헌에서 개인전 〈기울어진 땅, 평평한 바람〉(11. 19~12. 10)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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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설거지〉 HD 비디오 7분 30초 2015
김혜원은 공중화장실에서 가져 온 비누를 진열한 〈모두의 비누〉와 설거지할 때 접시의 형태, 색깔에 따라 그림자의 오묘한 변화를 보여 주는 영상 작품 〈설거지〉를 출품했다. 작가는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테이프 자국 또는 벽에 부착된 포스터 조각 등을 발견하며 작업을 구상한다. 미완의 상태로 계속 축적되는 사물에서 그들이 남긴 흔적 이전의 시간을 상상하는 작가는 “일상에서의 상황, 사물이 시간과 결부되어 조각적 형태로 다가올 때 그것들을 모으거나 정지시키거나 그 장소에서 떨어뜨려 만져 보는 것”에서 작업을 시작한다고. 창신동 지금여기에서 개인전 〈어제감각〉(11. 25~12. 20)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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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의 〈무제〉 캔버스에 유채 162×130cm 2015
문경의는 텔레비전 광고, 잡지, 포르노 등에서 인물을 재현하는 방법과 양식을 소재로 삼고 각각의 전략을 뒤섞어 초상화로 담아낸다. 멘토 양찬제는 “미대 입시에 맞춰 체계적으로 훈련된 소묘와 제도권 미술교육의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답습하는 작업 방식에서 철저하게 스스로를 해체하는 동시에 관습화된 부조리에 저항하는 숨은 전략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변 환경을 고려하며 작품을 설치하는 작가가 개인전 〈복숭아 모닥불-On the Use and Abuse of art history〉(11. 13~29)가 열릴 문래동2가 34-9번지의 작업직판장을 어떻게 구성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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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린 〈영화적인 사랑: 로맨틱 에펠〉 변형된 슬라이드 프로젝터, 스크린, 출력 필름, 필름 전달 장치 가변크기 2014
윤소린은 전시장에 소규모 극장을 만들었다. 작가는 2년 동안 인터넷에서 ‘허니문 스냅’이라는 검색어로 연인 사진을 수집, 정렬하고 공통점을 도출해 내어, 기존 영화의 장면들이 ‘영화 같은’ 기념적인 순간을 바라는 개인의 경험으로 복제되는 것을 보여 준다. 개인전 〈in-Appropr iate Pictures〉(서교예술실험센터, 12. 4~14)에서는 이번 출품작을 제외한 신작을 보여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