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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바니오졸라展

2015/12/06

차가운 금속과 따뜻한 인간미의 ‘조화’
지오바니 오졸라展 11. 18~12. 20 313아트프로젝트(http://www.313artproje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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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Moon,Sun〉종이에잉크젯프린트27×21cm2015

313아트프로젝트에서 지오바니 오졸라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 <Soul and Metal>은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일종의 힌트다. 작가는 인간 영혼의 따스함과 금속의 차가움과 같이 대립되는 두 가치가 결합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생성된다고 믿는다. “두 힘이 만나서 최적의 균형을 이루면, 비로소 고통도 슬픔도 없는 순수한 조화의 상태를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크게 사진과 조각 두 장르로 나뉜다. 작가가 직접 수집한 프로펠러에 ‘황금비’를 상징하는 기하학적 도형이나 숫자를 새겨서 만든 <Symbols and Harmony>, 별이 가득한 밤하늘 위에 스쳐 지나가는 비행기의 불빛을 사진으로 포착한 <The Moment, Contrast> 등이다. 작가의 프로펠러가 바다 깊이 가라앉은 난파선에서 주워 온 ‘버려진’ 오브제인 반면, 별 모티프는 하늘 높이 떠 있어 ‘잡을 수 없는’ 대상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이 대조적인 두 소재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 걸까? “프로펠러가 돌아가면서 에너지를 발생시켜 배를 움직이게 한다. 스스로 조화를 이루는 완벽함을 상징한다.” 별의 경우는 “멀리서 볼 때는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모두 다르다. 각자가 독특한 세계다. 마치 인간이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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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ndo-AlmostaDream〉종이에잉크젯프린트150×216cm2015

작가가 별을 두고 이처럼 따뜻한 시선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 2013년 이탈리아 산 마르첼로 지역의 다이나모(Dynamo)예술공장에서 지체 장애가 있는 어린 아이들을 초대해 작가와 함께 생활했던 경험 덕분이다. 그는 아이들 19명과 함께 검은색 천 위에 하얀색 별을 그렸다. “아이들이 그린 별은 마치 그들 자신 같았다. 모두가 특별한 별들이었다.” ‘별을 바라본다’는 행위는 별을 바라보고 있는 자기 자신과, 별이 떠 있는 우주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을 동시에 포함한다. 작가는 알루미늄 판 위에 구리줄을 세공하여 밀착시킨 조각 <Shining Night Over Us>에서 별의 ‘지도’를 그려 내기도 했다. 우주를 온전히 다 알 수 없는 인간의 두려운 마음과 그에 대비되는 우주의 평온함 사이의 긴장 관계를 형상화한 것. 한편, 남아공 사바나 지역에서 찍은 사진 <Africa, Moon, Sun>은 석양이 진 하늘 위에 해와 달이 수평을 이루며 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작가는 이렇게 밤과 낮, 어둠과 밝음, 공포와 평화 등의 양면적 개념을 대치시켜 발생하는 긴장 관계를 통해서 인간이 닿지 못하는 초월적 가치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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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mMorning-BunkerAtlanticWall〉(부분)시리즈종이에프린트5×7cm2015

작가는 현재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 섬에서 거주하면서 섬에 남아 있는 벙커 등 프랑코 독재 당시의 잔재물을 찍는 데 몰두하고 있다. 그것들은 전쟁을 위해 지어졌지만 이제는 본 목적과 반대로 사람들이 관광 삼아 찾아오고 거리 예술가들이 그래피티를 남기는 매우 ‘인간적인’ 곳으로 거듭났다. 작가는 이런 모습이 “인간의 ‘흉터’와 같다. 전쟁의 에너지는 결국 죽었고, 생명의 에너지가 이겼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잔인한 테러 사건 등 모든 나쁜 것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우리 스스로가 품고 있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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