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테이지싱가포르 대표 로렌조 루돌프
2015 / 12 / 06
동남아 미술시장의 샛별, 싱가포르의 무기는?
아트스테이지싱가포르(http://www.artstagesingapore.com/) 대표 로렌조 루돌프
아트바젤 홍콩이 아시아 미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요즘, 동남아시아 미술시장을 공략하며 차별화 전략을 모색해 주목받고 있는 페어가 있다. 바로 아트스테이지싱가포르(이하 ASS)다. 내년이면 6회째(2016. 1. 21~24)를 맞는 이 페어는 설립부터 지금까지 대표 로렌조 루돌프가 이끌고 있다. KIAF 2015 / ART SEOUL 오프닝 기간에 내한한 그를 만나 제6회 ASS의 프로그램, 동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 미술시장의 ‘지금’에 대해 물었다. / 탁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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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오 스가 〈Latent Circuit〉 2013_일본 도미오코야마갤러리 출품작
TYJ 제6회 ASS에서 주목할 점은 무엇인가?
LR 이번 첫 회 주제는 ‘지진계: 도시 감지하기-도시 시대의 미술’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시와 토크 시리즈로 구성되며, 전시에는 동남아시아 작가들이 이 주제를 기반으로 수행한 10개의 특별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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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 이마무라 〈Miracle〉 2014_타이 라란트파인아트 출품작
TYJ 아트바젤 홍콩의 저력에 맞설 싱가포르의 무기는 무엇인가?
LR 싱가포르는 홍콩보다 훨씬 더 강한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홍콩에 비해서 콘텐츠 중심적이다. 싱가포르 주변에는 새롭고 젊은 아트씬과 작가들이 넘쳐나고 점차 시장 기능이 강화되고 있으며, 아직 제대로 된 현대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이 들어서지 않아 오히려 개방적인 지역이 많다. ASS는 분명한 상업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고, 11월 말에 개관한 싱가포르국립미술관은 비상업적 영역을 대표하는 훌륭한 아카데믹 파트너로서 상생할 수 있다.
TYJ 동남아시아에서 특히 인도네시아 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 원동력이 무엇이라 보는지.
LR 인도네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크고 강한 시장이라고 본다. 인도네시아 공화국의 첫 번째 대통령 수카르노(Sukarno)는 여전히 인도네시아 역사상 가장 큰 현대미술 컬렉터다. 그는 미술가들이 혁명의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인도네시아 미술가들은 사회에서 매우 특별한 입지를 갖고 있고, 중산층과 상류층은 늘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 전통을 막론하고 미술은 사회의 일부이며 미술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는 수많은 미술작품 구매자, 컬렉터, 후원자, 딜러가 있다. 또한, 갤러리가 아닌 작가들이 직접 행사를 꾸리는 자카르타의 아트페어 아트조그(ArtJog)를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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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찬 〈Aries〉 2015_싱가포르 아트시즌스갤러리 출품작
TYJ 그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이번 KIAF 2015 / ART SEOUL을 평가한다면?
LR 유럽과 같이 홍콩과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드문 복합 문화 지역이다. 이는 아주 큰 이점이다. 따라서 이 두 사례를 분석하면서 한국 미술시장이 원하는 것과 얻어 갈 수 있는 것을 선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올해 KIAF 2015 / ART SEOUL 오프닝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한국에 컬렉터 자체가 많지 않은데 VIP 프로그램을 더 세분화하는 바람에 역효과가 났다. 전 세계에 아트페어가 너무 많다고들 말하는데, 진짜 문제는 너무 ‘비슷한’ 아트페어가 많다는 것이다. 아트바젤을 따라 한다고 성공할 수 없다. 각자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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