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일展
2016 / 03 / 03
봄을 여는 남도의 풍경
백민 조규일 예가展 3. 19~5. 1 광주시립미술관(http://www.artmuse.gwangju.go.kr/index.do?S=S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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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일 〈이원〉 캔버스에 유채 65×91cm 1992
서서히 봄 내음이 풍겨 올 시기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여 광주시립미술관은 상록전시관에서 <빛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찾은 예술가-백민 조규일 예가>전을 개최한다. 밝고 따뜻한 색채로 빛과 생명을 다루는 작가 조규일의 회화는 한국의 자연과 인물을 독창성 있게 담아 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그림 중 2개의 장르가 주로 출품된다. 색과 조형을 통해 독창적 세계를 구현한 풍경화와 아름다움에 대한 작가의 오랜 고민과 노력이 집약된 인물화다. 그의 풍경화는 한국의 미에 대한 관심을 자연, 특히 남도의 풍광으로 표현한다. 만물의 생성 원리인 빛을 근간으로 자연의 본질적 내면을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인물화에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작업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는 적황색을 배경으로 한 여인 누드나 사업현장의 인물을 그렸다면, 2000년대는 세계여행을 하던 중에 접한 외국의 문화와 인물을 원색으로 재현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여인을 ‘꽃’에 비유하면서 여인과 꽃이 함께 등장하는 인물화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은 조규일 작가의 가족인 조현 조솔 박민광 작가가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다. 조현은 조규일 작가의 장남으로 백민미술관을 운영하며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세상에 대한 감성을 다양한 색채를 통해 함축적으로 그린다. 차남 조솔과 그의 반려자인 박민광 역시 러시아에서 유학한 뒤 광주에서 활동하는 조각가다. 조솔의 조각은 인체 해석을 기반으로 한 인간 본성의 자유로움과 원초적 본성을 드러내며, 박민광은 몸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내적 욕망을 조각으로 표현한다. 두 세대에 걸친 호남 지방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봄으로써 지역 고유의 특색과 예술 정신의 계승은 물론, 각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업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는 현대미술의 ‘미로’에서 한국적 아름다움과 정서를 묵묵히 담아 내는 이들의 작품은 서정적 감성과 마음의 정화를 그리워하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