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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달우드展

2016/04/05

영국화가의 ‘프로파간다 페인팅’, 중국 현대사 다시보기 
덱스터 달우드展 3. 22~4. 25 홍콩 사이먼리갤러리(http://www.simonleegallery.com/)

<노란 거울> 캔버스에 유채 150×202cm 2015

영국작가 덱스터 달우드(Dexter Dalwood)의 아시아 첫 개인전 <프로파간다 페인팅>전이 홍콩 사이먼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1960년 브리스톨 출생으로 런던 센트럴세인트마틴대학과 영국왕립미술대학(RCA)을 졸업하고 런던에서 활동 중이다. 테이트세인트아이브스 개인전(2010)으로 2010터너미술상 후보에 올랐으며, 테이트브리튼(2015), 테이트모던(2012)의 주요 기획전에 참여했다. 서양미술사와 미국 및 유럽의 문화적 정치적 사건을 그림에 담아 온 작가는 홍콩 전시에서 처음으로 중국 현대사를 건드리는 작품을 공개해 논쟁적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작품에 나타난 동서양 문화의 만남에 대해 물었다.

Art 아시아 첫 개인전이 아트바젤홍콩 기간에 오픈하며 세계 각지에서 찾아 온 많은 전문가 및 대중과 만나게 됐다. 소감이 어떤가?

— 아주 신난다. 이번이 홍콩 첫 방문이다. 아트바젤홍콩은 서로 다른 지역의 아트씬이 조우하고 새로운 사건들을 만들어 내는 흥미로운 장이다. 이번에 방콕에서 온 컬렉터를 만났다. 유럽에 있을 때는 유럽 외 지역의 컬렉터와 만나 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여기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이번 전시에서 왜 중국을 소재로 다뤘는지 묻더라. 나는 특정 문화적 정치적 맥락을 경험한 적이 없는 작가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역사적 사실과는 또 다른 맥락의 작업을 한 것이다.

Art 출품작 중 상당수가 중국 현대사의 몇몇 주요 장면을 인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현대사의 ‘아이콘’ 마오쩌둥이 당신의 그림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을 염두에 두고 그린 것인가?

— 내가 살아 온 시대를 관통한 역사적 사건들에 기본적으로 관심이 많다. 마오쩌둥이 사망한 것이 1976년인데, 그가 권좌에 있던 시기에 나도 살아 있었다. 당시 냉전 시대의 중국 공산주의에 흥미를 느꼈다. 전시 제목과 동명의 그림은 1972년 미국의 리처드 닉슨이 마오쩌둥과 만났을 때의 이미지를 포함시킨 것이다. 앤디 워홀도 마오쩌둥의 이미지를 화폭에 옮겼다. 파리의 68혁명 즈음이었다. 마오는 파리의 보헤미안들 사이에서 아주 트렌디하고 패셔너블한 아이콘이었다. 내가 마오를 그림에 사용한 것은 미술사적 인용이기도 하다.

Art 이야기한대로 미술사적 인용을 많이 시도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도상은 해당 작가에 대한 당신의 오마주인가, 전유(appropriation)인가?

— 오마주와 전유 둘 다 맞다. 과거를 현재로 복사해 와서 붙여 넣을 때, 필연적으로 다른 맥락이 생성된다. 사람들이 내 그림 속 특정 이미지를 바라보며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고, 현재 시점에서 바라보며 이것이 여전히 유효한 가치인지, 혹은 그저 지나간 역사일 뿐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Where Do You Stand With Your Art?> 캔버스에 유채 150×202cm 2016

Art 작품의 내용적 측면 외에도, 캔버스 표면 위에서 화사하게 빛나는 컬러와 또렷한 형상은 그것 자체로 상당히 아름답고 마음을 끌어당기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만약 관객이 이런 시각적 효과에 마음을 빼앗겨 작가가 심어 놓은 레퍼런스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다면?

— 내 그림에 심어 둔 모든 의미를 관객이 전부 읽을 수 있다면 오히려 놀랄 것 같다. 일부러 모호하게 그렸고, 지극히 나만의 관점으로 표현했다. 관람객 각자 한 가지씩의 레퍼런스를 발견해 내고 서로 다른 의미들을 가져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또한 방금 당신이 말했듯 회화가 회화로서 기능하는 것, 즉 눈앞에 보이는 형상을 아름답게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말해줘서 매우 기쁘다. 내 그림은 꼭 정답을 맞혀야 하는 퍼즐이 아니니까.

Art 동서양의 문화와 역사가 교차되는 데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 현대미술사는 철저히 유럽 중심으로 기록됐다. 같은 시기에 지구 반대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에 대해 미술사적, 역사적인 측면에서 모두 흥미를 갖고 있다. 인도에서 1년간 살면서 인도미술에 매료됐었다. 넓은 면적에 단색을 고르게 칠해서 전체 분위기를 리드하는 기법이 흥미로웠다. 이러한 측면을 내 작품에 접목시키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었다. 또 한편,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문화가 한 그림에서 만나는 장면에도 관심이 많다. 지금, 같은 건물(페더빌딩) 한아트TZ에서 열리는 <Kung Fu in Africa>전도 그래서 재미있다. 가나작가들이 중국의 영화 포스터 그림 기법을 차용해 그린 그림들이다. 이미지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할 때 생기는 이질감, 아무리 닮게 그리려 해도 뭔가 다른 느낌, 이런 감각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Art 그렇다면 중국의 선전(propaganda) 정책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 돈을 받고 고용되어 선전 포스터를 그려야 했던 작가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생각을 온전히 보여 줄 수 있었겠나 싶다. 중국 현대미술사를 볼 때, 강력한 공산주의 체제 아래 공개할 수 없었던 중요한 작업이 이제 와서 조명받는 상황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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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달우드는2010년터너미술상후보에오른영국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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