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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빗장이어긋나다展

2016/05/04

다시 만난 세계: 바그다드, 베이징, 족자카르타 그리고 광주
4. 8~4. 17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http://www.acc.go.kr/)(ACC) 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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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Automobile>사운드퍼포먼스2016광주5.18민주광장퍼포먼스실황_극단적오디오튜닝을가한자동차를이용한DJVJ퍼포먼스.

<시간의 빗장이 어긋나다>의 ‘광주편’ 오프닝을 찾았다. 광주 ACC 초입의 5.18민주광장 한복판에 나붙은 현수막 문구에 화들짝 놀랐다. “광주정신 5.18 영혼의 흔적을 보존, 복원하라! 오월 정신 민주정신 쟁취하여 광주정신 지켜내자!” 광주 ACC는 민주화운동의 상흔을 안은 구 전남도청 자리에 지어졌다. 그 어떤 전시나 공연이 올라도 당시 사건과 연관지어 해석할 수밖에 없는 ‘센 장소’. 샤르자에서 본 전시가 광주의 맥락 안에서 어떻게 변했을지 너무나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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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마알샤리프<도플갱어>단채널비디오프로젝션,퍼포먼스2016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퍼포먼스실황

전시가 열린 곳은 광주 ACC 내 예술극장. 온통 검은 블랙큐브 곳곳에 설치된 드라마틱한 조명과 함께 공간 구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담 강연 퍼포먼스를 위한 무대가 정중앙에 설치된 가운데, 왼쪽에 <제1회 아랍 예술 비엔날레: 1974년 바그다드>, 오른쪽에 <중국/아방가르드: 1989년 베이징> 섹션이 보였다. 샤르자에서 전일 컨퍼런스로 진행한 <족자 컨퍼런스 2022: 2016년 샤르자>는 무대 뒤쪽 공간에 설치한 소규모 영상 아카이브로 갈음했다. 전시 면적과 출품작 규모는 샤르자 때보다 다소 작았다. 샤르자 전시의 주요 작품을 선별했고, 한국작가의 작품 등 몇 점을 새롭게 추가했다. 박찬경은 <작은 미술사 1>(2015)에서 오윤의 <원귀도>(1984), 바넷 뉴먼의 <두 모서리>(1948) 등 한국과 세계 미술사의 주요 작품을 프린트해서 연필로 캡션을 쓴 뒤 벽에 붙였다. 에드 루샤의 <불타는 LA미술관>(1965~8) 사진 아래엔 “시냑은 루브르를 불태웠다 (…) 2008년 숭례문 화재로 소실 (…) 2014년 광주비엔날레 <터전을 불태우라> (…) 부처 ‘세상이 불타고 있구나!’”라고 적었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문화적 산물을 교차시키면서도 차이점 아닌 공통점을 짚어내며 전시의 콘셉트를 잘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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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스몰렌스키·<자유의정도>(부분)단채널비디오(26분)혼합재료가변크기2014

광주 민주화운동과 아랍혁명의 역사를 겹쳐 보는 두 대담 이후, 마지막 순서로 5.18민주광장에서 조 나미의 사운드 퍼포먼스 <Automobile>이 진행됐다. 사운드 증폭 장치를 단 자동차 10여 대에서 엄청난 볼륨의 사운드 ‘메시업’이 쏟아졌다. 한국 아이돌 노래부터 영미권과 중동 지역의 유행가까지 무작위로 섞였다. 지나가던 광주 시민들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몰려들었다. 마치 전시를 함축한 풍경 같았다. ‘광주정신’이 어려 있는 역사적 공간에 이동한 베이루트 작가의 작품이 광주 시민의 일상과 접붙여져 그 맥락이 기묘하게 뒤틀린 것. 사실 전시가 광주 자체를 직접적으로 부각한 것은 아니다. 정치적 상황(광주)과 미술이 주체가 된 상황(바그다드, 베이징, 족자카르타)을 무작정 동일선 상에 놓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도록에서는 ‘tbc(to be confirmed)’라는 챕터를 두고 광주와 역사적 인연이 깊은 한국 민중미술을 자세히 소개했다. 결국 미술 안과 밖을 쏘다니며 ‘다시 만난 세계’를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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