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지구展
2016 / 06 / 02
‘협업’으로 이루어진 파라노이드 월드
망상지구展 국립현대미술관(http://www.mmca.go.kr/) 서울관 4. 27~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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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지구>전 전경 2016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말하는 토끼를 쫓아가다가 토끼 굴에 떨어진 앨리스. 그런데 작아진 그의 앞에 나타난 건 거대한 탁자가 아니라, 초대형의 비둘기 형상이다. 납작한 판으로 만들어진 이 비둘기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회전 장치 위에서 쉬지 않고 돌아간다. 한쪽 판에서는 비둘기 이미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투사되며, 반대쪽에서는 산산이 조각난 거울 파편이 조명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공간에 반사시킨다. 앨리스가 또 다른 ‘망상’에 빠진 걸까? 사실 이곳은 <망상지구>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다. 미술 음악 영화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중진작가들의 협업 프로젝트 전시다. 미술작가 겸 공연예술 연출가로 활동하는 이형주 작가가 디렉터를 맡고, 김세진 달파란 박용석 오영훈 윤석무 장영규 장진영 정태효 조은지 등이 참여했다. 전시명 ‘망상지구’는 현실과 망상의 경계에 놓여 있는 것만 같은 동시대의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혼란스러운 원인을 스스로 설정하고 그에 집착하는 것을 ‘망상(Paranoid)’이라고 한다면, 망상지구는 이러한 망상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탐색하고자 한다.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진 전시는 시각 청각 촉각 등 관객의 공감각을 자극하는 ‘협업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막식 축하행사로 조월과 최태현의 공연 <거울과 시체>가 열렸으며, 남은 전시기간 동안 펼쳐질 부대행사로는 손성제의 색소폰 및 재즈 트리오 <조우>(6. 18), 연극 <파라노이아 극장>(6. 29), 사운드 댄스 퍼포먼스 <트랜스 워킹>(7. 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