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프란시스展
2016 / 06 / 02
디지털로 빚어내는 추상회화
신고 프란시스展 스페이스비엠(https://www.facebook.com/spacebm) 5. 26~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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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Color Flow(magenta)>를 설명 중인 작가 신고 프란시스 2016 스페이스비엠
동서양의 정체성을 체화한 작가 신고 프란시스(Shingo Francis)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렸다. 20세기 추상표현주의 대가 샘 프란시스(Sam Francis)와 일본 출신의 비디오 아티스트 마코 이데미츠(Mako Idemistu) 사이에서 태어나 유년시절부터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한 작가다. 이번 전시는 그가 꾸준히 작업해 온 회화 연작 <Beyond the Periphery> 14점과 비디오작업을 포함한 신작 4점으로 구성됐다.
색면 회화로 제작한 회화 연작은 마크 로스코나 바넷 뉴먼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명상적 효과를 얻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지평선이나 수평선을 은유하는 회화의 선은 무한히 펼쳐지는 자연의 풍경을 은유한다. 색을 채우지 않은 캔버스의 위와 아래 부분은 여백을 통해 캔버스 외부로 이미지가 확장되는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와 한계를 실험해 보고자 했다고 말한다. 작가가 새롭게 선보인 비디오작업은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는 타이티 해변의 영상을 가져와 제작한 것이다. 그러나 화면은 선명한 고화질 이미지가 아니라 실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픽셀화’돼 있다. 작가는 우연히 발견한 망가진 화면에서 마치 디지털 RGB가 끊임없이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파도치는 해변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기보다는 디지털 신호들이 만나 생성되는 픽셀, 즉 원소 자체의 물질성에 주목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인 ‘디지털 페인팅’은 비디오 영상의 한 장면을 출력, 제작한 것이다. 다채롭고 화려한 색상의 화면은 신고 프란시스 특유의 단색화적인 화면과는 확연히 다른 색의 질감을 보여 준다. 작가는 웹에서 찾아낸 비디오 한 장면을 프린트한 후 표백제로 색을 벗겨 냈다. 기존의 작품에 비해 상당히 즉흥적이고 구상적이다. 최근 작가는 이 연작을 통해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개념적 추상화의 한계를 실험하고 있다. 신고 프란시스는 1996년 LA의 해치 갤러리 전시를 시작으로 스위스의 콘펠드갤러리, 일본의 히노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일본에서 후미오난조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