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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립:규방의발견展

2016/10/04

전통 생활문화를 향한 후원의 손길
평립: 규방의 발견展 9. 21~10. 22 프로젝트박스시야(http://www.wooranfd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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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순전수자가각각양파와양애로만든천연염색실과자수

우란문화재단 주최 기획전 <평립: 규방의 발견>전이 열리고 있다. 전통 생활문화, 그중에서도 여성의 규방공예를 조명하는 전시다. 오랜 시간 자신의 기술과 예술적 성취를 지키고 닦아온 숨겨진 공예 장인을 소개하고 발굴하고자 기획됐다. 삼베 무명 누비 자수 수의 등 규방공예인 6명(팀)의 공예품, 공예 도구 및 현대미술가 5팀이 이들과 협업해 만든 미술품 총 50점을 선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미술가는 권두영 박승순 윤지원 정희승 힐긋(선보선, 이창석). 이들은 규방공예를 재해석한 사진 사운드아트 비디오 미디어아트 등을 선보이며 규방공예인의 작업물을 현대미술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전시의 조력자가 됐다. 현대미술 전시에서 인접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자로 투입되는 상황이 공예전에서는 ‘반전’된 모습. 참여작가들의 작업은 독립성을 가진 상태로 각자 협력한 장인의 작업물 근처에 설치되어, 공예작품을 또 다른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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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승<무제04(땀)>사진54×54cm2016

정희승은 전통 자수 명인 방정순의 작업실, 오랜 세월 소지한 나무 자수틀, 자수실의 원료가 되는 누에 씨앗 등을 각각 클로즈업해 정면 구도로 촬영한 사진을 선보였다. 오랜 기간 숙련해온 공예인으로서 명인의 삶의 궤적을 그의 소지품을 통해 담담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박승순은 구전요인 길쌈소리에 본인의 전자음악 소스와 각종 타악기를 믹스한 사운드아트를 선보였다. 작업에 녹아든 길쌈소리는 삼베 제작 과정에서 여인들이 시집살이의 고단함과 반복적 행위의 지루함을 달래려 삶의 애환을 담아 부르는 노래다. 복잡한 삼베 제작 과정과 결부된 ‘시간’과 ‘공간’의 두 축을 주제로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 냈다. 또한 길쌈을 할 때 쓰이는 전통 베틀은 씨실과 날실을 교차해 실에서 옷감을 만든다. 윤지원은 베틀과 인간의 반복적인 행위가 만나 옷감이 생산되는 과정을 경기도 양주시 무명마을 어르신의 일상을 담은 비디오 작업으로 담아냈다. 지역 주민센터에 놓인 전통베틀과, 어르신들이 노인정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모습이 병치되며 현대인의 일상과 전통공예의 공존이라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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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순전수자의자수베개

한편 권두영의 미디어아트 작업은 전시의 제목인 ‘평립(平立)’이 함축한 평면적이고도 입체적인 규방공예 속 기하학적 요소를 데이터로 환산하여 시각화한다. 규방공예의 미감 중 하나인 은근한 곡선을 현수선(懸垂線)의 알고리즘으로 구현하고, 선의 움직임을 그래픽 영상으로 재구성한다. 다소 비정형적으로만 인식된 규방공예의 조형적 특징을 과학적 방법론으로 접목시킨 작품이다. 전시의 공간디자인을 담당한 힐긋은 관객이 전통 공예품과 이를 재해석한 현대미술 작품을 번갈아가면서 볼 수 있도록 일련의 동선을 배치, 공예와 미술이 만나서 엮어내는 여정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전시를 주최한 우란문화재단은 워커힐미술관 설립자인 고(故) 우란(雨蘭) 박계희 여사의 뜻을 이어 받아 ‘문화인재 육성과 문화 콘텐츠 개발 및 확장 지원을 통해 건강한 문화예술 토양 확립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목적으로 2014년에 설립됐다. 우란문화재단은 2016년 밀라노트리엔날레 국제 전람회 한국 공예 전시를 후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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