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와 지그문트 바우만 별세

<The Ways of Seeing John Berger>전시를 찾은 존 버거 2012 Copyright Greg Veit
새해 첫 주, 세계적인 석학들의 별세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지난해 90세 생일을 맞은 미술비평가 존 버거(John Burger 1926~2017), 그리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 1925~2017)의 타계 소식이다. 존 버거는 미술평론뿐 아니라 사진에 대한 방대한 저서도 남겼다. 특히 1972년 영국 BBC에서 방송한 ‘Ways of Seeing’을 바탕으로 출간한 같은 제목의 책은 전통 미술사에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었다. “내가 만약 이야기꾼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내가 많이 듣고 다닌 덕분이다.”(다큐멘터리 <존 버거의 사계>에서)라는 말을 남긴 존 버거. 그를 추억하고 애도하는 수많은 글들이 여전히 그와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신좌파로 불리는 지그문트 바우만은 ‘근대’와 ‘소비’에 대한 주요한 물음을 던지며, “소비주의는 역사적 현상이다” “세계는 잠재적인 소비 대상을 보관하고 있는 저장소처럼 보인다”며 동시대를 파악하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냉철하게 미래를 그려야 할 지금 여기, 두 거장이 남긴 철학적 질문이 깊은 울림으로 남는다. / 이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