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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묘수展

2017/05/11

<세한도>의 현대적 재해석
강묘수展 3. 8~13 가나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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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묘수 <無녓산이로되> 먹, 아크릴릭 91.0×116.8cm 2016~17

강묘수 개인전 <홀로 선 나무가>가 3월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자리한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신작 <신 세한도>로, 170여 년 전에 그려진 조선 후기 추사 김정희의 역작 <세한도>를 재해석하여 몽환적 <신 세한도>를 그려놓은 것이다. <신 세한도>는 작가가 한동안 보여줬던 예술적 태도와 미적 아우라를 확장한 것으로, 기존의 회화적 양식 및 이념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또한 <신 세한도>의 화면에 화제(漢詩)를 공중으로 날려 분해시켜버리는 조형어법에서 현대성과 함께 시대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이렇듯 작가가 이번 전시에 출품작 <신 세한도>를 통해 던지는 화두는 전통에 대한 존중과 교훈이다. 전통적인 삶의 정신을 회화적으로 재구성하는데 있어 현대라는 명제와 더불어 시대의 정서적 보편성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작가는 화면에 몽환적인 분위기 연출을 위해 오일페인팅을 이용한 독창적인 기법을 차용하고 있다. 특히 화려한 색상을 절제한 무채색 분위기의 점묘기법은 캔버스에 물감을 찍어 작품 분위기를 차분하면서도 무겁게 연출한다. 더러는 캔버스의 물감을 지우기와 닦아내기를 반복하면서 이미지의 노이즈 효과를 높여간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품에 서정성을 녹여내고, 동시에 ‘치유’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한다.

어떻게 자신의 작품을 통해 ‘치유’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일까? 그의 작품을 보면 어떠한 풍경도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은 ‘빛’이다. 즉 빛의 원천은 ‘태양’으로 모든 자연 생명체의 근원이며, 그에게도 삶의 에너지이자 희망이고 기쁨의 원천이다. 그는 태양에 대해 어떤 미학적 태도를 취하고 있을까? 병약했던 작가의 소녀시절, 그의 고향인 통영의 바다와 나무사이로 비추어진 태양의 이미지가 아직 잔재해 ‘감정이입’이 됐다고 이해할 수 있다. 나무를 그리는 행위를 통해서 ‘치유’와, 몽환적 분위기를 통해서 태양의 희망과 기쁨의 메시지를 얻었을 것이다. 이렇듯 예술가는 자신의 기억 속에 잠재되어있는 이미지를 미학적 코드로 묵시적이거나 상징적 또는 희망적이거나 절망적으로 담아내면서 예술적 성과물에 표현한다. 또한 그녀의 작품 이미지는 절제되어 여백존중과 함께 편안함과 고요함으로 맑은 심성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담담한 서정적 시(詩)를 읽어가듯 말이다. 이렇게 그의 예술은 화면의 여백을 살리고 표현의 절제를 통해 우리의 전통적 정신을 이어왔다. 서양의 재료와 예술형식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으나 그녀가 정신과 예술의 이념을 동양성에 두고 있음이 확인되는 지점이다. 필자는 그가 이러한 경향의 작품을 한동안 활발하게 진행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작업들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면서 시대성 확보와 더불어 시각적 흥미로움 그리고 설득력있는 메시지로 깊은 인상을 남겨주기 때문이다. / 장경화(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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