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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되찾은화가

2019/05/12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 변월룡>전은 고려인 화가 변월룡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 조현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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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캔버스에유채75×60cm1963_변월룡은많은수의초상화를남겼지만자화상은작품만전해진다.

고려인 화가 변월룡(1916~1990). 그는 200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잊힌 화가였다. Art는 2005년 9월호 특집 <분단을 넘어 이산을 찾아>에서 러시아의 위대한 한인 화가로 그의 일대기를 소개한 바 있다. 2016년 3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된 회고전 <변월룡(Пен Варлен) 1916~1990>은 그의 삶과 예술을 본격적으로 국내에 알린 뜻 깊은 자리였다. 이 전시는 같은해 8월 제주도립미술관의 <고국의 품에 안긴 거장, 변월룡>전으로 이어졌다. 학고재갤러리가 기획한 <우리가 되찾은 화가, 변월룡>(4. 17~5. 19)전은 상업 갤러리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변월룡 회고전이다. 국내외 미술시장에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다시 조명하려는 목적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스케치 회화 판화 펜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총 189점을 총망라한 대규모 전시. 식민 분단 전쟁 이념대립을 몸소 겪은 그의 일대기를 따라 작품세계가 변화하는 양상을 순차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 동선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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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천산에서독수리를부리는사람>동판화65×48.5cm1960_숙청이후에도연해주를주기적으로방문했던그는상상을통해한국의풍경과사람을그렸다.

먼저 러시아예술아카데미(현 레핀예술대학) 재학 시절 그린 습작들이 전시의 문을 연다. 인체를 해부학적으로 묘사한 습작 <사람 스케치>(1946),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그린 포스터 <파시즘을 타도하자!>(1942) 등은 그가 대학에서 아카데미즘과 사실주의적 미술교육을 습득했음을 보여 준다. 변월룡은 회화부 소속이었지만 판화에 큰 열정을 갖고 판화실을 자주 드나들며 훈련을 거듭했다. 이번 전시에 회화보다 더 많이 출품된 판화작품이 이를 증명한다. 소나무가 세찬 바람에 나부끼는 장면을 사선을 교차하며 생동감 있게 표현한 동판화 <바람>(1959)에는 렘브란트의 영향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는 생전 렘브란트를 가장 존경하는 화가로 꼽았다. 1953년 북한 평양미술대학교로 파견된 변월룡은 1년 남짓한 시기 동안 전쟁 직후 폐허가 된 북한의 풍경과 사람들을 그렸다. 화가 배운성, 문학가 이기영을 그린 초상화에서는 당시 그가 북한 예술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인 <무용가 최승희 초상>(1954)은 이번 전시에서 마치 무대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처럼 전시장 중앙에 걸렸다. 붉은 한복 차림으로 양손에 부채를 들고 춤추는 최승희의 우아한 몸짓과 표정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이 그림에는 그의 완성도 높은 회화 기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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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되찾은천재화가,변월룡>전전경2019학고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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