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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음악을보여주다

<No Live>는 오디오-비주얼 아트를 ‘세대’와 ‘젠더’를 통해 조망하면서 사운드 아트 신의 미래를 그린다 / 이 승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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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NOISYWOMAN>전경_언더그라운드에서활동하는여성뮤지션11명을모니터와프로젝션으로펼쳐놓았다.그들의행보를살피며지지하고,남성중심으로이루어져왔던언그라운드의지평을넓힌다.

인천 코스모40에서 열린 <No Live>(8.31~10.20)는 국내 오디오- 비주얼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다각도로 조망한다. 전시는 오디오-비주얼 아트를 음악적 요소에만 국한하지 않고, 광학적 요소를 갖춘 조명과 사진으로 확장하면서 시지각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이 장르의 현재와 미래를 제언한다. 동시에 이 전시는 공연장을 위주로 활동해온 아티스트들이 ‘전시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으로 진입할 때 라이브 공연이 아닌 다른 형식으로 음악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전시 포맷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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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태싯그룹:ANTHOLOGY>전경

특별전 <Tacit Group Anthology>와 최근 클럽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8~90년대생 여성 음악가들을 소개하는 <Noisy Women>으로 구성된다. <Tacit Group Anthology>는 이들의 활동을 연대별로 정리해 그간의 행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전시장 내 벙커에 사운드 설치작품 <Op Sound>(2019)를 설치했다. 30미터 길이의 배수구에 설치된 LED 조명의 깜박거림과 벽면의 스피커에서 울리는 소리가 벙커의 육중한 공간과 만나 특수한 시청각 환경을 제공한다. <Noisy Women>은 테크노 하우스 앰비언트 등 전자 음악 계열의 활동을 하는 여성 음악가 11명과 이들과 협업하는 VJ팀의 작업을 전시장 바닥과 벽면에 모니터와 프로젝션을 통해 구현했다. 2부에서는 20여 명의 사진가가 모인 커뮤니티 리플렉타의 <Reflecta: Sound of Seoul> 섹션을 마련해 서울 클럽 문화의 미시적 순간을 포착한 사진 19점을 선보인다. 마지막 3부는 <Bulb>라는 주제 아래 조명을 주매체로 다루는 조형물 3점을 코스모40 각 층에 배치하고 공장단지 시절 코스모화학의 역사와 연결고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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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RERLECTA:SOUNDOFSEOUL>전경

<No Live>를 보면 이제 오디오-비주얼 아트의 영역에서 순수 미술가와 음악가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2018년 비엔나 현대미술관(Mumok)에서 음악 작업을 겸하는 시각예술가들을 조망한 <Double Lives: Visual Artist Making Music>(6. 23~11. 11)을 개최한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기획자 신은진은 장르의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지는 오디오-비주얼 아트를 ‘세대’와 ‘젠더’라는 사회적 이슈의 프리즘을 통해 조망하면서 ‘사운드 아트 신’의 미래를 그려보고자 한다는 의도를 밝히고 있다. 전시장에서 음악을 듣는 경험이 더 이상 이질적인 풍경은 아니지만, 음향 조건이 공연장보다 열악한 전시장에서 음악을 들어야 하는 그 당위성을 뒷받침해줄 탄탄한 언어는 필요하다. 전시는 오디오-비주얼 세대 젠더 서브컬처 사운드아트와 같은 굵직한 개념을 경유하는데, 여러 개념의 혼재가 기획의 방향성을 분산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사운드가 전시장에서 전달되는 방식의 한계를 고민하면서 그것을 관람객의 수행적 접근으로 풀어보려 했다는 시도가 매우 흥미롭다. 소리 간 간섭이 심한 공장 배경의 전시장 외에 다른 장소에서의 전시 포맷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무척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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