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ook] 김한샘
Kim Hansaem: 입체회화 속의 비디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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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석도> 혼합재료 100×95×2cm 2020
1990년대 비디오 게임을 입체회화로 재해석하는 김한샘. 그가 픽셀 게임풍 작업에 천착하는 데엔 게임 마니아였던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눈치 보며 게임을 즐겨야 했던 친구들과 달리 그는 부친 덕에 여러 종류의 게임을 쉽게 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갖던 장르는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널 판타지’와 같은 J-RPG. 작가는 종교미술에 착안해 롤플레잉 게임의 영웅을 회화 소재로 삼았다. 이콘화 양식처럼 각기 다른 작품끼리 서사는 물론 일정한 도상을 공유하는 클리셰에 주목했다. 액자 구조의 형식은 회화의 평면적인 물성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 내부에는 도트를 찍은 그림을, 외부에는 선을 이용한 그림을 배치했다. 도트 그래픽은 형상을 한 땀 한 땀 찍은 도트로 구현하기 때문에 게임제작자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노가다’로 불린다. 작가는 픽셀 드로잉의 육체노동적 성격이 실체 없는 디지털 이미지에 물성을 부여한다고 보았다. 회화과를 나온 그가 대학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이유도 그 때문. 무엇을 그리더라도 결국 붓질이 만든 ‘환영’에 불과한 평면의 한계에 회의를 느낀 작가는 조각의 양감을 회화에 주입했다. 다만 외화와 내화를 결합할 때 어떤 의미 관계를 염두에 두진 않았다. 작가는 해석보다 형식을 우선하고 싶었다고. “작업을 제작할 때 특정한 메시지를 생각해두진 않는다. 그보다는 형식적으로 새로운 회화가 무엇인지 더 깊이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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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니메데> 혼합재료 48×53×1cm 2020
김한샘 / 1990년생. 홍익대 회화과 및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 석사 졸업. 취미가(2020), 공간형(2018)에서 개인전 개최. <읽혀지지 않는 지도>(아트스페이스3 2021), <슈퍼히어로>(인사미술공간 2020),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대림미술관 2020), <Art Street>(현대카드스토리지 2020) 등 단체전 참여. BNK 부산은행 청년작가 미술대전 대상 수상(2020). 올해 9월 디스위켄드룸에서 개인전 개최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