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ook] 아크마노로 나일즈
Arcmanoro Niles: 빛나는 검은 피부, 실패와 좌절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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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ought Freedom Would Set Me Free (And You Gave Me A Song)>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글리터 178×128×5.08cm 2020
뉴욕 미술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 화가 아크마노로 나일즈. 그의 부모님은 그에게 ‘man of gold(oro)’라는 뜻의 이름을 붙여줬다. 아크마노로는 자신의 이름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그림을 그린다. 그의 캔버스는 온통 비비드 톤으로 물들어 있다.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곱슬머리와 검은 피부를 가진 인물이 우두커니 화면 밖을 쳐다본다. 리만머핀 뉴욕에서 그의 개인전 <Hey Tomorrow, Do You Have Some Room For Me (Failure Is A Part Of Being Alive)>(6. 3~8. 27)가 열렸다. 화면을 뒤덮은 진분홍빛은 등장인물의 어두운 피부색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상징한다. 머리칼과 수염의 광채는 르네상스 회화의 ‘후광(halp)’에서 영감을 얻었다. 물감과 섞어 쓴 ‘반짝이 가루(glitter)’는 그의 시그니처 재료다. 작품 속 장소와 인물 모두 아크마노로가 가본 적 있는 곳이고,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다. “나는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 한 장면으로 그의 삶 전체를 상상한다. 때로는 나 스스로 삶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작가(writer)’처럼 느끼거나, ‘작가(author)’인 척 하기도 한다.” 한편, 그의 작품에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곳곳에 숨어 있다. 아무데서나 뜬금없이 성행위를 벌이는 귀엽고도 지독한 악동이다. 아크마노로는 이들에게 ‘쫓는 자(seeker)’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확히는 ‘욕망(desire)’을, 작품 속 인물 내면에 숨은 욕망을 쫓는 자다. 어쩌면 대부분의 삶은 이런 욕망을 채우거나, 그러지 못하면서 이어지는 건 아닐까. 전시의 부제는 실패도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작가는 우리가 한 발짝 내디딜 작은 공간을 내어줄 내일을, ‘헤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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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Tomorrow, Do You Have Some Room For Me (Failure is a Part of Being Alive)>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글리터 224.79×160.02cm 2021
아크마노로 나일즈 / 1989년 워싱턴D.C. 출생. 펜실베이니아예술대학 및 뉴욕예술대학 석사 졸업. 로스앤젤레스 UTA아티스트스페이스(2020), 뉴욕 레이첼우프너갤러리(2019), 뉴욕 롱갤러리(2017) 등에서 개인전 개최. <Afrocomologies: American Reflections>(워즈워스아테니움미술관 2019), <Portraits of Who We Are>(메릴랜드대학 2018), <Mutual Interest No. 3>(상하이대학 2014) 등 단체전 참여. 브롱크스미술관, 댈러스미술관 외 다수 기관에 작품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