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ook] 김아라
Kim Ahra: 단청의 무한한 ‘패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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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캔버스에 아크릴릭 112.1×112.1cm 2016
김아라는 한국의 고건축 구조를 추상화로 그려낸다. 한옥의 서까래, 처마 밑 단청, 고궁의 문양 등이 그의 조형 요소. 작가는 학사와 석사 모두 조각을 전공했지만, 작업 공간의 제약으로 활동 초기부터 회화에 몰두해 왔다. 그 결과 전통건축의 색과 패턴을 평면으로 재해석한 표현법을 창출했다. 그는 2016년 단청의 문양을 취사선택하고 규칙적으로 재배열한 <집합>에서 출발해, 대칭 구도를 벗어나 사각의 프레임에서 새로운 균형미를 찾아가는 <흔들흔들>, <무제>, <스퀘어 패턴> 연작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단청을 소재로 ‘패턴 게임’을 펼치던 작가는 2019년 그 패턴으로 도심의 빌딩을 뒤덮는 이미지를 상상하며 <공존하는 이미지> 연작을 선보였다. 캔버스 화면에서 퍼즐 놀이를 즐기던 옛 건축이 시공을 뛰어넘어 현대 건물과 만나는 순간이었다. 그해 김아라는 우연히 천을 벗긴 캔버스 나무틀을 보고 또 한 번의 재밌는 망상을 품었다. 나무가 짜 맞춰진 모양에서 고건축 구조를 떠올린 것. 그는 바로 기성 캔버스의 나무를 해체하고 열린 형태로 변주한 <무제-커넥션>을 제작했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형식주의 실험을 전개해 온 작가는 최근 입체를 넘어 건축적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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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Connection #1> 나무 캔버스 틀에 아크릴릭, 안료 165×257×2cm 2019
지난 1월, 김아라는 개인전 <Overpass>(1. 20~2. 19 갤러리2)를 열고 건축과 조각의 접점을 고찰하는 신작 6점을 공개했다. 덕수궁과 경복궁 등 고궁을 산책하면서 발견한 창문, 대문, 기둥, 반자, 공포를 캔버스 프레임으로 구현하고, 공간을 유사 한옥처럼 설계했다. 그중 전시장의 벽과 천장을 가로지르는 <Vertical Line>은 150호 캔버스 3점을 분해해 재조합한 대형 설치작품. 캔버스를 칠한 색상은 모두 한국 고건축에서 사용되던 것들이며, 아크릴 물감에 단청 안료를 섞어 한옥 특유의 텁텁한 색감을 연출했다. 그래서 전시장에 입장할 땐 어디선가 이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이리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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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라 개인전 <Overpass> 전경 2022 갤러리2
김아라 / 1989년 수원 출생. 경기대 환경조각학과 학사 및 석사 졸업. 갤러리강호(2021), 수원 매홀창작스튜디오(2018, 2019), 수원 대안공간눈(2016) 등에서 개인전 개최. <빛이 들어올 때>(안산문화예술의전당 2021), <도시산책>(수원 고색뉴지엄 2020), <SIMA FARM>(수원시립미술관 2019), <제3회 뉴 드로잉 프로젝트>(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2018) 등의 단체전 참여. 경기도미술관 등에서 작품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