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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Look]사라안스티스

2022/06/07

Sara Anstis: 손에 손잡고 ‘어둠’을 넘어서 / 김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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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한 나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가슴을 그려서 친구를 웃겼던 일이다.” 사라 안스티스는 여성의 경험과 상상을 신화적인 이미지로 뒤튼다.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지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캐나다의 작은 섬 솔트 스프링 아일랜드에 정착해 자랐다. 이후 그는 몬트리올과 런던에서 미술을 배우며 파스텔을 주 매체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특히 캐롤 라마, 세미하 베르크소이, 스탠리 스펜서, 미리암 칸 등에 영향을 받았다. 이들은 여성의 정체성, 성적인 은유를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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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Hands>종이에소프트파스텔 33.7×26.4cm2021

“드로잉이라 해야 할지, 파스텔 페인팅이라 해야 할지 망설여지는 내 그림에는 원하는 건 뭐든지 하는 여성 인물이 등장한다. 수치심 따위에서 자유로운.” 안스티스는 대개 파스텔로 ‘관능적이지 않은’ 여성 무리를 그린다. 파스텔을 종이에 살살 문지르며 그림 속 주인공과 상호 작용하는 듯한 의식을 치른다. 검지 손가락을 뻗어 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는 마치 ‘천지창조’와 같다. 그럼, 안스티스가 이룩한 별세계란 어떤 곳일까?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여성족’이 모여 사는 행성임은 자명해 보이고, 작가는 그 외에도 중요한 두 개의 룰을 선포하는 듯하다. 하나, 태양은 사라질지어다. 안스티스의 창조물은 영원히 한밤중에 잠긴 마을에서 살아간다. 이들은 어둠을 안식처 삼는다. ‘빛’이라는 이름으로 계몽하려 들거나 ‘합리’라는 꼬드김으로 억압하려는 이가 없는 덕에, 무한히 자유로운 몸을 획득한다. 둘, 함께 맞닿아 있으라. 이들 세계에선 언어가 아니라 ‘감촉’이 소통의 수단이다. 발바닥을 맞대고 허리에 손을 얹어 연대의 감각을 발신한다. 심지어 살랑거리는 풀, 기지개를 쭉 켜는 강아지와도 살을 부대끼며 ‘공존’을 헌법으로 삼는다. “최근 한국 개인전 <번들>(2. 26~4. 2 VSF 서울)에서는 작은 존재와 큰 존재의 포옹을 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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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안스티스 / 1991년 스톡홀름 출생. 몬트리올 콩코디오대 학사, 스웨덴 예테보리대 발란드아카데미 석사 및 런던 로열드로잉스쿨 석사 졸업. 몬트리올 브래들리에르타스키란(2021), 취리히 파비안랭갤러리(2021) 등에서 개인전 개최. 2022년 말 뉴욕 카스민갤러리에서 개인전 개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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