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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우영감김성환

2011/11/20

고바우 영감의 까세 수집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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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사진:롯데갤러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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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우영감'일러스트

그가 처음 우표 수집을 시작한 것도 6. 25전쟁 즈음이었다. ‘6. 25참전 기념우표’는 그의 첫 우표 수집품이었다. 평범한 우표 수집을 해오던 그에게 ‘까세 수집’을 고안하게 된 계기를 물으니 박수근 화백과의 일화를 언급했다. “박 화백은 내가 전농동에 살 때 이웃사촌으로 서로 왕래가 잦았어요. 내 전시회에도 자주 오고, 찬조 출품을 약속할 만큼 절친한 사이였는데,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로는 자주 만나지 못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됐죠. 허망하게도 박 화백과 사이에 남은 것은 방명록의 사인밖에 없더군요. 이 때 친분관계의 증표라도 남겼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에, 초일봉피에 주변의 노화백들에게 손수 그린 그림을 받아두기 시작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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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이박수근화백과의일화를그린그림

그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까세 중의 하나로 천경자 화백의 까세를 꼽았다. 워낙 친분이 두터운 데다 작은 봉투에도 큰 작품 못지않게 정성을 쏟아 그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작고한 서양화가 임직순은 어린아이같이 맑은 성품을 가진 사람이었다며, 그의 작품에 담겨 있는 순수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실상 모든 까세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얻은 것이니만큼 수집품 하나하나에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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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왈종 천경자 김흥수로부터 받은 까세

그가 까세 수집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50여 년이 흘렀다. 그에게 까세를 그려준 화가 중엔 이미 작고한 사람이 40여 명에 이른다. 얼마 전 출간한 《나의 육필 까세집》에서 그는 작고한 화가에게 받은 까세 그림과 함께, 그 사람과 관련된 자신의 회고담을 함께 소개했다. 평론이나 기사로는 알 수 없던 화가들의 소박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까세도 마찬가지다. 작은 봉투에 펜과 같은 투박한 도구로 그린 그림에는 그림을 그린 사람의 인간성과, 수신자인 김성환을 향한 따스한 온정이 꾸밈없이 배어났다. 어쩌면 그에게 까세 수집은 가장 소박하면서도 직접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는 예술적 대화이자, 역사적 기록이 아닐까. 2006년 이후 더 이상 부탁을 하고 싶은 화가가 없어, 까세 수집을 중단하고 있다는 그의 말이 아쉽게 느껴졌다.

김성환 1932년 개성 출생. 경복고 졸업 및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수료. 1945년 《연합신문》에 시사만화 <멍텅구리>로 만화계에 데뷔. 1950년 《만화신보》에 고바우 영감 첫 선을 보였고 1955년《동아일보》에 4컷 만화 연재 시작. 이후 《조선일보》,《문화일보》를 거치며 2000년까지 1만 4,139회를 연재한 국내 최장수 만화가. 현 시사만화가회 영예회장 및 (사)한국만화가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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