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EXHIBITION PREVIEW ④ 해외미술
2011 / 02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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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선을 위한 TV> 혼합재료 1963~75
한국 작가의 외국 전시
올 상반기에는 해외 주요 기관에서 한국 작가의 주목할 만한 전시가 열린다. 작년 12월 영국 테이트 리버풀에서 백남준의 회고전(2010. 12. 17~3. 13)이 개막했다. FACT(Foundation for Art and Creative Technology)와 협력으로 열린 이 전시는 작가 사후에 열린 첫 메이저급 전시이자, 영국에서는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열린 백남준의 전시다. <TV 부처> <비디오 물고기> 등 그의 주요 작품 90여 점과 플럭서스 시절의 초기 작품 및 다큐멘터리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1월에는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브레겐츠에서 양혜규의 <복수도착(複數到着)>전(1. 22~4. 3)이 개막했다. 작가는 1층에 초기작을, 2층에는 지금까지 발표한 블라인드 작품 중 가장 큰 규모의 신작을 선보였다. 3층에는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제작한 광원 조각을 설치했다. 그는 이 전시를 시작으로 6월 영국 옥스퍼드미술관과 7월 미국 아스펜미술관에서 짝을 이루는 ‘남매 전시’를 열 계획이며, 독일 링엔 쿤스트할레에서 리바네 노이엔슈반더와 2인전도 개최한다.
오는 6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이우환의 회고전 <Marking Infinity>(6. 24~9. 28)가 열린다. 구겐하임에서 열리는 한국 작가 개인전으로는 백남준 이후 두 번째이자, 북미의 주요 미술관에서 열리는 작가의첫 회고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회화 조각 설치 등 1960년대 초기작부터 현재 작품까지 주요 작품 90여 점이 구겐하임 전관에 설치된다. 구겐하임미술관 전시 이후 미국 전역과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을 순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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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 <성채> 설치 2011 쿤스트하우스브레겐츠 전경 사진: 마쿠스 트레터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한국화랑협회의 <코리안 아트쇼>가 2010년에 이어 올해도 3월 3~6일 4일간 뉴욕 소호에서 열린다. 지난해 문화부의 지원을 받아 처음 시도된 <코리안 아트쇼>는 한국미술을 해외에 알리는 한편,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의 해외 홍보를 겸한 행사다. 올해 뉴욕서 4일간 펼쳐지는 한국미술장에는 화랑협회의 회원 화랑 20여개가 참가, 한국작가 100여 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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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뱅글리스 <유령> 폴리우레탄에 축광 안료 1971
해외 미술관
해외 주요 미술관은 어떤 작가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을까? 뉴뮤지엄에서는 린다 벵글리스의 회고전(2. 9~6. 19)이 열렸다. 1960~70년대에 제작된 초기 브론즈 조각과 왁스 부조, 비디오를 비롯해 바닥에 채색 라텍스를 부은 <밀수품> 등 동시대 조각 언어를 재고안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가의 대표작이 전시된다. 또한 다큐멘터리 사진으로만 공개된, 형광 우레탄으로 제작해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5개의 기념비적 조각품 <유령>이 뉴욕에서 처음 선보인다.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이우환의 회고전에 이어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 <All>(가제)이 준비 중이다. 미술관은 그를 “우리 시대의 비극 시인이자, 선동자이며, 장난꾸러기”라 수식하면서, 그가 동시대 미술에 잊히지 않는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작가를 소개한다. 낸시 스펙터가 기획한 이 전시는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제작된 그의 전작 130여 점을 만날 수 있으며, 구겐하임의 독특한 로툰다에 맞춰 제작한 장소 특정적 작품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9월 뉴욕 MoMA에서는 윌렘 드 쿠닝의 회고전(9. 18~2012. 2. 9)이 열린다. 드 쿠닝의 예술 인생 전체를 재조명하는 전시로 미술관 전층을 사용해 200여 점을 전시한다. 영국 데이트 모던에서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파노라마>(10. 6~2012. 2. 8)전이 열린다. ‘사진-회화’ ‘1977년 10월 18일’ 등 리히터의 주요 작품을 그룹별로 분류, 연대기별로 전시할 예정이다. 프랑스 퐁피두센터는 10월에 쿠사마 야요이의 회고전(2011. 10. 19~2012. 1. 9)을 열고, 1949년과 2010년 사이에 제작한 150여 점의 주요작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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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치오 카텔란 <Untitled> 설치 2001 네덜란드 보에이만미술관
국제비엔날레
올 하반기 세계 미술계의 초점은 비엔날레에 맞춰질 전망이다. 2011년 세계 곳곳에서 열릴 크고 작은 비엔날레 숫자만 해도 24개나 된다. 역사나 규모 면에서 가장 주목할 행사는 단연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6. 4~11. 27)이다.《파켓》의 편집장 비체 쿠리거가 총감독을 맡은 본 전시의 타이틀은 ‘일루미네이션(ILLUMInations)’. 그는 비엔날레의 국가별 파빌리온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논란에 대해, “작가는 국가관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 문제를 작품에 반영할 수 있다”고 긍정한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아르세날레와 자르디니의 화합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대표 작가로 선정된 이용백은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피에타>, 인조 꽃으로 위장한 군인들의 모습을 담은 <엔젤솔저> 등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대표작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9월에는 제12회 터키 이스탄불비엔날레(9. 17~11. 13), 제11회 프랑스 리옹비엔날레(9. 15~12. 31), 제4회 모스크바비엔날레(9월 22일 또는 29일 예정) 등 유럽 각지에서 비엔날레가 집중적으로 열린다. 이스탄불비엔날레 총감독은 비게 외레르, 전시 큐레이터는 옌스 호프만, 안토니오 페드로사가 맡았다. 전시 제목인 ‘무제(Untitled)’는 쿠바 출생의 개념미술가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작품에서 출발했다. 주최 측은 그의 작품이 ‘가장 성공적인 정치적 움직임은 정치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하면서, 사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의 관계에 대한 전시가 될 것을 시사했다. 리옹비엔날레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큐레이터 빅토리아 노오톤이, 모스크바비엔날레는 피터 바이벨과 요세프 바크슈타인이 감독을 맡아 비엔날레를 진두지휘한다. 피터 바이벨은 ‘다시 쓰는 세상’이라는 전시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는 우리가 모두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술은 세상을 다시 쓰는 데 특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미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시가 꾸려질 전망이다.
아시아에서는 작년 10월에 개막해 올 2월에 폐막하는 상하이비엔날레와 함께 제3회 싱가포르비엔날레(3. 13~5. 15), 제4회 요코하마트리엔날레(8. 6~11. 6)가 열린다. 트레보 스미스가 총감독을 맡은 싱가포르비엔날레의 전시명은 ‘오픈 하우스’이다. 요코하마트리엔날레는 요코하마미술관 관장인 오사카 에리코가 총감독을, 미키 아키코가 예술 감독을 맡았다. 비엔날레의 조직이 저팬파운데이션에서 요코하마미술관으로 옮겨가면서, 요코하마미술관과 NYK 해안가 창고(BankART Studio NYK)를 중심으로 열릴 예정이다. 미키 아키코는 ‘우리는 세상에 대해 얼마만큼 알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전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