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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것들’의역습

신사옥,전국미술대학신진작가기획전<전국대전>

2024/05/22

아트스페이스신사옥은 2022년 불광동에 개관했다. 작가 옥정호, 이지영이 공동 운영하고 있다. 2023년 신사옥은 전국 미술대학 졸업 전시를 관람하고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프로젝트 <전국대전>을 신설했다. 두 공동 운영자가 <전국대전>의 기획 의도와 향후 비전을 밝힌다.

시쳇말로 한 기수(期數)에 작가 한 명 나오기 힘든 현실에 매년 3천 명에 가까운 미술대학 졸업생이 현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그중 작가로서 삶을 이어나가는 생존자들은 몇이나 될까?” 이런 질문 축에도 끼지 못하는 ‘현실 푸념’이 낳은 무료함에서 <전국대전>이 시작되었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졸업 전시에는 4년간 그들이 만들어낸 절실함이 배여있다. 이 절실함은 대학의 이름값이나 지리적 위치와 상관없이 동일한 비중으로 전시되나, 기회의 차이는 그 위치에 따라 다르게 할당된다. 마치 바다거북이 알에서 나와 바다까지 도달하는 험난한 여정처럼 그들이 맞닥뜨릴 현실은 생각보다 친절하지 않다.
<전국대전>의 가장 큰 기획의 바탕은 지역과 중심(서울)으로부터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교육부에서 내려받은 엑셀 파일에서 미술대학을 추리고 거기에 순수미술과를 다시 추려내 50개 대학의 졸업 전시를 방문 관람했다. 그리고 전시와 작품 사진을 실시간으로 소셜 미디어에 공유했는데, 이는 단순 프로젝트의 기록을 넘어 물리적 거리와 실제 공간을 ‘압축’하기 위함이었다. 소셜 미디어의 이미지들은 거리 단위를 상실시켜 그곳의 ‘사건’만 보여주기에, 오히려 중심 또한 그 주변 언저리 어딘가에 위치하기를 바랐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 <전국대전>은 26명의 작가가 참여해 4월 3일 막을 내렸고, 무늬만뮤지엄에서 <전국대전-불온한 상상력>이 5월 3일까지 전시를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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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조소>3D프린트에스프레이채색35×20cm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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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정<이달의알바생>디지털프린트29×42cm2023

새로운 힘, 찬란한 내일로

학생들은 그 어떤 부류의 작가들보다도 ‘현재 미술’에 예민하며, 격변하는 시기에 그들을 둘러싼 현재에 집중한다. 올해 졸업한 이들의 특징은 코로나19와 함께 대학 생활을 시작한 세대이면서, 학교생활을 정확하게 반으로 나눠 서로 다른 정권의 틈바구니에서 대학 생활을 마쳤다는 점이다. <현실유머>는 2020~23년을 지나온 학생들의 작품을 그대로 관통한다. <전국대전>을 준비하면서 졸업 전시 작품을 평가하기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민과 발화를 지켜보았다. MZ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요즘 것들’의 앙칼진 진지함과 그들만의 뉘앙스로 뽑아내는 유머는 마치 양반 사회의 모순이나 부조리를 풍자로 풀어낸 탈춤 판을 은근슬쩍 담 너머로 지켜보는 양반들의 마음처럼 쫄깃하다.
우리는 전시가 그 자체로 담론이 되기를 바란다. <전국대전>의 특성상 내년에는 어떤 작품들이 등장할지 모른다. 현재 4학년 졸업반 학생들은 어떤 위치에 서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말을 할 것인가. <전국대전>은 그것을 찾아다니는 부지런한 발품으로 만들어진 전시다. 이런 단순함이 ‘수행력’과 ‘운동성’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로서 이 세대의 담론을 만들어내기를 희망한다. 올해 <전국대전> 참여 작가의 인터뷰 답변으로 갈음하며, 전국의 모든 미술대학 졸업생들의 건투를 빈다. “신사옥: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강승호: 작업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꺾이지 않고, 계속 쭉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아트프라이스(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