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즐기는 ‘아트서핑’

아트페어에서 미술관 특별전, 미디어아트 페스티벌까지
2025 / 06 / 01

지난 5월 부산은 미술의 핫 플레이스였다. 먼저 제14회를 맞은 아트부산은 5월 8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1일까지 벡스코에서 열렸다. 올해는 17개국 109개 갤러리가 출전해, 4일간 6만여 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올해는 특히 최근 국내 아트씬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신생 갤러리의 참가가 돋보였다. PS센터 씨디에이 띠오 다이브서울 이아 상히읗 WWNN YK프리젠츠 등 젊은 미술인의 ‘뉴 인큐베이터’가 아트부산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오른쪽 · 차현욱 <Wandering Things> 한지에 안채, 호분 73×117.4cm 2025 아트부산 아라리오갤러리 출품작

라인문화재단 고원석 디렉터가 기획한 특별전 <커넥트>도 인기를 끌었다. ‘영토와 경계’를 주제로 권도연, 김상돈, 김옥선, 박기원, 알렉산더 우가이, 호우이팅의 6인전과 조각가 정현의 초대형 야외 설치작을 선보였다. VIP 프리뷰에서 만난 한 갤러리스트는 “작년과 비교하면 행사 분위기가 다소 정적이다. 그럼에도 구매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는 것만은 긍정적 신호로 읽을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열 개의 눈>전 전경 2025 부산현대미술관
<초록 전율>전 전경 2025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3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1층 <열 개의 눈>(5. 3~9. 7)은 미술관의 공공성과 포용성 확장을 비전으로 내세운 ‘배리어 프리 국제 기획전’이다. 제목은 ‘열 개의 손가락’을 ‘두 개의 눈’에 빗댄 표현. 국내외 장애 및 비장애 예술가 20명이 회화, 설치, 퍼포먼스, 웹툰, 디자인 등 작품 70여 점을 출품했다. 2층 <초록 전율>(4. 12~6. 15)전은 ‘숲’을 주제로 다원예술가 5인을 소개한다. 미술관이 있는 을숙도를 배경으로 자연, 생태, 지층의 개념을 살펴본다. 지하 1층에서는 소장품 상설전 ‘소장품섬’의 일환으로 <최찬숙: 밋찌나>(3. 28~6. 29)가 진행 중이다. 미디어아티스트 최찬숙의 <밋찌나>(2020)는 일본군 위안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밋찌나’라는 이름을 가진 세 여성을 중심으로 일본 제국주의, 한국 가부장적 민족주의, 페미니즘의 헤게모니를 관통한다.

마이어슨 <Once in a Life> 영상설치, 사운드 30분 2023

이 외에도 루프랩부산(4. 23~6. 29)이 부산 아트투어의 볼거리를 더했다. 유럽 무빙이미지의 주요 플랫폼인 ‘루프 바르셀로나’를 모델로 삼은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이다. 부산 전역 20개의 국공립 미술관, 갤러리, 대안공간과 협력해 전시, 포럼, 아트페어를 동시다발로 개최했다. 참여 기관은 부산시립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디오티미술관 국제갤러리 조현화랑 카린갤러리 OKNP 리앤배 공간힘 영주맨션 등. 부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은 부산을 미디어아트의 허브로 키우겠다는 비전으로 루프랩부산의 출범을 주도했다. “루프랩부산은 국내외 다양한 민간과 정부 기관, 예술인 개인과 단체가 연대하는 새로운 방식의 민주적 예술행사다. 한마디로 ‘문화 편집 숍’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