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미술상 주인공 6

이인성미술상, 안국미술상, ACC미래상, 두산연강예술상
2025 / 12 / 01
왼쪽부터 · 이명미(이인성미술상) / 권혜원(안국미술상) / 김영은(ACC미래상) / 박정우(두산연강예술상) / 김을지로(마리넥스트) / 김윤진(SeMA-하나평론상)

한국 아트씬의 이목을 집중시킨 하반기 미술상 수상 소식을 전한다. 제26회 이인성미술상은 대구 출신 여성 화가 이명미(1950년생)에게 돌아갔다. 작가는 익숙한 일상 소재를 단순한 조형 언어와 원색, 생생한 필치로 그려왔다. 심사위원회는 “회화적 상상력과 색채 감각”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인성미술상은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 이인성을 기념하여 1999년 제정된 상이다. 상금 5천만 원. 내년 대구미술관 개인전 개최 예정.

제6회 SeMA-하나 평론상의 주인공은 젊은 여성 비평가 김윤진(1989년생)이다. 수상작 「관종의 시대와 자기 노출 전략의 미학」은 2021년 부산현대미술관 기획전 <지속 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을 분석했다. 미술관의 지속 가능성과 환경 문제를 다룬 전시를 ‘관종’과 ‘외설’이라는 키워드로 재해석했다. SeMA-하나 평론상은 한국 현대미술 평론 활성화를 목적으로 격년 시행한다. 하나금융그룹 후원. 김윤진에게는 상금 2천만 원과 2년간의 비평 연구 프로젝트 지원 혜택이 주어진다.

김영은 <듣는 손님> 싱글채널 비디오, 4K, 다채널 사운드, 컬러 38분 2025 © 김영은

제16회 두산연강예술상 시각예술부문의 상패는 박정우(1991년생)가 거머쥐었다. 그는 회화의 지지체와 도구 등 페인팅의 성립 조건을 탐구해 왔다. 아티스트런스페이스 피코의 공동 운영자로서 작가과 기획자를 넘나드는 이력도 이번 수상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두산연강예술상은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의 뜻을 이어 2010년 제정됐다. 상금 3천만 원. 2027년 두산갤러리 개인전 개최 및 해외 두산레지던시 3개월 입주 지원.

근자에는 여성 미디어아티스트의 미술상 뉴스가 다수 들려왔다. 안국문화재단은 제3회 안국미술상 수상자로 권혜원(1975년생)을 뽑았다. 작가는 특정 장소에 얽힌 과거의 기록을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재구성해 왔다. 최근엔 인간과 자연을 매개하는 과학 기술에 주목한다. 안국미술상은 부산, 광주, 미디어시티 등 한국의 국제 비엔날레 참여 작가를 대상으로 격년 수여한다. 권혜원에겐 상금 2천만 원과 개인 화집 제작, 내년 AG갤러리 개인전 기회가 주어진다.

권혜원 <불가능한 세계> 3채널 비디오, 3채널 오디오 7분 11초 2023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제2회 ACC미래상의 주인공으로 김영은(1980년생)을 선정했다. 작가는 사운드아트로 근대화, 군사주의, 이주 등 역사적 맥락에서 주변화된 서사를 끈질기게 추적해 왔다. 심사위원회는 “사운드아트를 통해 식민의 역사와 기억을 청취의 행위로 재해석”한 점을 수상의 변으로 꼽았다. ACC미래상은 인간, 기술,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는 융복합 예술가를 격년으로 지원한다. 작가는 내년 8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1관에서 대규모 신작 개인전을 열 예정.

제2회 마리넥스트 수상자는 작가 김을지로(1994년생)다. 그는 3D 모델링 프로그램과 식물 생장의 유사성을 영상설치로 고찰해 왔다. 가상 현실 프로그램으로 생물 조직을 배양해 기른 ‘디지털 식물’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마리끌레르 코리아』 주최 마리넥스트는 젊은 미디어아티스트를 뽑는 어워드다. 수상 혜택은 『마리끌레르 코리아』 화보 촬영 및 단독 인터뷰.

이 외에도 여러 수상 소식이 쏟아졌다.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기업의 공로를 인정하는 제26회 메세나대상은 삼성문화재단이 차지했다. 작가 부문에서는 제4회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심규철, 제19회 우현예술상 오상일이 수상했다. 이론가 부문에서는 박은순이 제38회 우현학술상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