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 미술상, 주인공은?

김세중조각상, 박수근미술상, 전혁림미술상
2025 / 08 / 01
왼쪽부터 · 김주호(김세중조각상) / 오원배(박수근미술상) / 이재삼(전혁림미술상) / 정연두(하인두예술상) / 한희원(오지호미술상) / 장진원(허백련미술상) / 이세현(광주미술상)

전국에서 미술상 수상자가 잇달아 발표됐다. 김세중기념사업회는 제39회 김세중조각상에 김주호(1949년생), 제36회 김세중청년조각상에 서해영(1983년생)을 선정했다.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부문은 덕성여대 미술사학과 명예교수 박은순(1958년생)이 저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2024, 돌베개)로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단은 한국인의 해학성을 유쾌하게 조형화한 김주호의 작업 세계를 높이 샀다. 김세중조각상은 1987년 제정돼 조각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양구군은 제10회 박수근미술상을 오원배(1953년생)에게 수여했다. 작가는 대형 설치에 육박하는 대규모 회화작업으로 사회 불안과 인간 실존을 끈질기게 탐구해 왔다. 심사위원장 박남희(백남준아트센터관장)는 “오랜 시간 진정성 있는 태도로 삶과 회화의 본질을 좇아왔다”라고 오원배의 작업 세계를 평했다. 박수근미술상은 『동아일보』, 『강원일보』가 주최,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박수근미술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해 박수근의 예술정신을 계승하는 작가 1인을 꼽는다. 창작 지원금 3천만 원.

이재삼 개인전 <달빛녹취록> 전경 2025 사비나미술관
임노식 개인전 <Pebble Skipping> 전경 2020 통의동보안여관

한편, 제11회 전혁림미술상은 목탄으로 ‘검은 산수’를 펼쳐온 이재삼(1960년생)에게 돌아갔다. 이재삼은 수백 호의 대형 캔버스에 목탄으로 은은한 달빛이 비치는 소나무, 매화, 폭포 풍경을 그려왔다. 심사위원장 김종근(미술평론가)은 “전통 모티프를 현대적 모더니티와 조화롭게 담아냈다”라며 그의 예술세계를 강조했다. 전혁림미술상은 한국 색면추상의 선구자 전혁림을 기념하는 상이다. 상금은 1천만 원.

제4회 하인두예술상은 다매체 아티스트 정연두(1969년생)가 차지했다. 영상, 사진, 조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낯선 공동체성’을 창출해 왔다. 최근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매사추세츠 피바디에섹스박물관 등 국내외 기관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심사위원장 정종효(부산시립미술관 학예실장)는 “정연두는 개별 서사와 거대 서사를 횡단하며 서로 다른 시공간을 잇는다”라고 선정 의의를 밝혔다. 하인두예술상은 아트조선이 만 59세 미만의 한국 작가에게 주는 상으로, 상금은 1천만 원이다.

서해영 <우리들 사이> 그물, 끈, 나무 프레임 3,000×1,800×200cm 2019 서울광장
이세현 <Boundary_Punch Bowl> 아카이벌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 100×150cm 2010

근자에는 광주 지역의 미술상 뉴스가 다수 들려왔다. 광주시립미술관은 2025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미술상 수상자 4인을 공개했다. 서양화 부문인 오지호미술상 본상에 한희원(1955년생), 특별상에 박성완(1984년생), 한국화 부문인 허백련미술상 본상에 장진원(1967년생), 특별상에 임노식(1989년생)이 수상자로 확정됐다. 허백련미술상은 전통의 ‘창의적’ 해체와 재구성에 몰두한 작가, 오지호미술상은 민초의 삶을 포착하거나 사회 참여적 태도를 견지한 작가에 큰 점수를 줬다. 창작 활동비 본상 각 1천만 원, 특별상 5백만 원.

또한 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는 제31회 광주미술상 수상자로 이세현(1984년생)을 뽑았다. 이세현은 광주옛국군통합병원, 제주알뜨르비행장, 경산코발트광산 등 한국 근현대사의 상흔이 깃든 장소를 촬영해 왔다. 작가는 “나는 시간이 흐른 뒤에 역사로 이야기될 이미지 소스를 사진으로 축적하고 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광주미술상은 지역의 원로·중견 미술인들이 역량 있는 청년 작가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995년부터 이어온 프로그램이다. 창작 지원금 1천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