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상 수상의 영예
연말을 맞아 주요 미술상의 수상자가 잇달아 선정됐다. 대구미술관은 제2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서양화가 허윤희(56)를 선정하고, 11월 1일 시상식을 열었다. 이인성미술상은 대구 화단의 귀재 이인성의 작품 세계를 기리기 위해 대구시가 제정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 원과 대구미술관 개인전 개최의 특전을 준다. 허윤희는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브레멘예술대 회화과 석사와 순수미술학과 마이스터슐러를 취득했다. 1993년 첫 개인전 이후 2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심사위원회는 “허윤희 작가의 예술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드로잉’이다. 이 드로잉을 유화, 벽화, 퍼포먼스, 비디오설치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문법으로 풀어낸다. 사람의 표현으로 인간 실존을 그리고, 꽃과 나무와 숲에서 생명의 근원을 그리고, 바다 풍경에서 우주로의 여행을 그린다.”라고 평가했다. 기후 변화, 환경 오염, 생태 위기 등 인류의 당면 과제를 주제로 끌어들이는 등 작품의 확장성에 주목했다.
허윤희 / 1968년 부산 출생. 이화여대 서양화과 학사 및 브레멘예술대 회화과 석사 졸업, 동대학원 순수미술학과 마이스터슐러 취득. 수애뇨339(2024), 광주 영은미술관(2020), 디스위켄드룸(2018) 등에서 개인전 개최. 제주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
제36회 이중섭미술상은 원로 화가 김봉태(87)가 수상했다. 11월 7일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시상식과 기념 전시를 열었다. 김봉태는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오티스미술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0년 미술가협회 창립 멤버로, 국전에 반발하여 그 전시가 열리던 덕수궁 돌담 벽에 작품을 내걸었다. 이후 1961년 현대미술가협회와의 연립전에 이어 1962년 악튀엘 창립에 가담했다. 이 시기는 앵포르멜 계열의 뜨거운 추상작품을 발표했다. 1963년 미국으로 건너가 하드에지와 원시 민속미술,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을 종합하는 <그림자> 시리즈를 발표했다. 1980년대 중반 귀국 이후에는 팔궤와 오방색을 모티프로 삼은 <비시원(非始源)>, 순수 색면 조형을 변형 캔버스와 부조로 구현한 <창문>, 상자를 의인화한 <춤추는 상자> 등 일련의 시리즈로 변신을 거듭했다. 작년에 제21회 이동훈미술상 본상을 수상해 올해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수상 기념전을 열었다. 봄에는 가나아트센터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김봉태 / 1937년 부산 출생. 서울대 회화과 학사, 캘리포니아 오티스미술대 회화과 및 조각과 석사 졸업. 가나아트센터(202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2016), 부산시립미술관(2013) 등에서 개인전 개최. 이중섭미술상(2024), 이동훈미술상(2023), 대한민국미술인상(2007) 등 수상.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미술상 수상자 4명을 선정했다. 이 미술상은 1992년에 제정해, 허백련과 오지호의 예술정신을 이어받아 문화예술 발전에 공적이 있는 인사에게 수여한다. 그동안 총 9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올해는 한국화 부문의 허백련미술상 본상에 이철량(72), 특별상에 설박(40)이 선정되었으며, 서양화 부문의 오지호미술상 본상에 방정아(56), 특별상에 김자이(42)가 수상자로 결정됐다. 수상자에게는 문화예술창작활동비(본상 1,000만 원, 특별상 500만 원)를 지원한다. 또 각 부문 본상 수상자에게는 차기 년도 전시 개최 기회를 제공한다. 허백련미술상 수상자 이철량은 1980년대 수묵화 운동의 기수로 활약한 이래 지필묵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창작 활동의 성과와 함께 교육자로서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오지호미술상 수상자 방정아는 부산 형상미술의 맥을 이어가면서 동시대 이슈인 기후 변화, 젠더 등의 주제를 독자의 조형 언어로 형상화했다. 허백련미술상 시상식은 11월 7일 광주 의재미술관에서 열렸으며, 오지호미술상 시상식은 12월 19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