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자란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아이는 상상의 나래를, 어른은 동심의 세계를 펼치는 전시 4개를 소개한다. <금 밟고, 폴짝!>(3. 25~6. 22 대전시립미술관), <헬로, 지구씨>(4. 4~5. 14 헬로우뮤지움), 곽인탄 <모양과 모양>(3. 20~9. 14 울산시립미술관), 이은 <캔버스에 바퀴를 달고 싶어>(4. 24~5. 11 시청각랩)가 그 주인공. 놀이터로 변신한 미술관으로 함께 뛰어가 보자!
먼저 <금 밟고, 폴짝!>전은 ‘금 밟으면 탈락’이라는 아이들 놀이의 규칙을 모티프로 삼았다. 김현정, 소목장세미, 깪, 띠리리제작소 4인의 관객 참여형 설치작품과 회화작품 총 24점을 한데 모았다. 김현정의 <사랑을 나눠요>는 풍선을 가슴과 등에 끼워 떨어지거나 터지지 않도록 힘을 조절하는 기차놀이를 그린 회화작품이다. 신체적, 심리적 거리감을 조절해 지속하는 ‘느슨한 연대’를 암시했다. 낯익은 게임 장면으로 공동체의 감각을 시각화했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 설명문으로 관람의 문턱을 한층 낮췄다.
<헬로, 지구씨>는 국내 최초 어린이 미술관 헬로우뮤지움과 한국환경보전원이 공동 기획한 교육형 전시다. 어린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기후 위기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일상의 실천을 탐구한다. 1부 ‘기후 변화와 먹거리’에는 손채수와 이경래가 알록달록 채소 그림으로 식재료의 기원과 생장을 묘사했다. 2부 ‘자연과 함께하는 도시’는 업사이클링 작가 김성현, 김용철, 엄아롱, 주은지를 소개한다. 마지막 3부 ‘우리의 실천’에는 강지호, 윤호섭, 최낙준 등 15인이 이번 전시를 위해 ‘환경’을 주제로 골판지에 그린 친환경 그림을 공개했다.
한편, 어린이의 오감을 자극하는 개인전 2개가 잇달아 열렸다. 첫 번째는 조각가 곽인탄(1986년생)의 개인전 <모양과 모양>. 그는 레진, 시멘트, 석고 등에 페인트칠해 촉각적이고 혼종적인 ‘컬러 인체 조각’을 만들어왔다. 이번 전시에는 3.7m 높이의 대형 조각부터 손바닥만 한 <모양 조각> 연작까지 210여 점을 내놓았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시장 한가운데 조성한 ‘모래 놀이터’이다. 누구든 조몰락거리고 변형할 수 있는 <모양 조각>을 놀이터 곳곳에 심어 조각의 매스와 물성이 자아내는 입체감을 되살린다.
시청각랩에서는 젊은 화가 이은(1995년생)이 신작 12점을 선보이고 있다. 작업을 관통하는 키워드 ‘가동성’을 입체적 차원으로 확장했다. 작가는 일명 ‘움짤’이라 불리는 귀여운 GIF 이미지의 반복적 움직임과 순간성을 그려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퀴 달린 회화’로 그림의 물리적 가동성을 실험했다. 관객은 작품에 달린 손잡이를 쥐고 그림을 원하는 위치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아이들이 드나들 수 있는 설치작품 <Painting Rainworm>과 <To the Space>는 숨바꼭질의 추억을 소환한다. 두 개인전 모두 회화와 조각이 엄숙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편견을 깨부순다. 디지털 네이티브 ‘알파 세대’가 오늘날 잃기 쉬운 손맛을 예술작품으로 복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