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아트, 불타오르네!

제니, 사진전 & RM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 기획전
2026 / 02 / 01

피 튀기는 티켓팅 ‘피켓팅’의 열기가 전시장으로 이동했다. 케이팝 아이콘들이 무대를 넘어 전시장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제니와 뷔는 각각 유스퀘이크, 프리즈하우스서울에서 아티스트의 ‘에고(ego)’를 주제로 사진전을 개최했고, RM은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에서 소장품 전시를 예고했다.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졌던 뮤즈의 ‘B사이드’ 트랙을 감상할 시간이다.

제니 사진전 출품작. 포토그래퍼 목정욱, 신선혜, 홍장현이 촬영한 초상사진을 선보였다.

제니 사진전 <J2NNI5>(1. 16~29 유스퀘이크)는 가장 찬란했지만 가장 평범하고 싶었던 시절 ‘스물다섯 살 제니’의 기록이다. 전시의 핵심은 ‘의도되지 않은 찰나’. 완벽하게 세팅된 화보나 퍼포먼스 대신에 자연스럽고 무방비한 순간을 포착했다. 화장기 없는 민낯이나 헝클어진 머리칼, 장난스럽게 일그러뜨린 표정 등 우리가 미처 몰랐던 제니의 내밀한 초상을 드러냈다. 목정욱, 신선혜, 홍장현 등 패션계와 미술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포토그래퍼 3인과 호흡을 맞췄다. 서로 다른 사진가의 시선이 하나의 피사체 위로 교차하면서 빚어내는 미묘한 온도차가 묘미다. 여기에 각 공간을 감각적으로 구성해 제니의 내면과 감정이 공간 전반에 스며들도록 연출했다. 함께 발매된 한정판 사진집 또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제니는 사진집 출판부터 전시 기획 전반에 직접 참여하며 아티스트로서의 감각을 투영했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묻는 말이 늘 내 안에 존재했다. 계속 너답게 살라고, 스물다섯의 제니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관객도 자신의 인생 한 조각을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전 <V Type 非> 전경 2025 프리즈하우스서울

제니의 전시가 자연스러움에 초점을 맞췄다면 뷔의 사진전 <V Type 非: On-Site in Seoul>(1. 20~2. 1 프리즈하우스서울)은 ‘개념적’이다. 뷔에게 사진은 회고의 매체가 아니라 선언에 가깝다. 전시 타이틀 ‘Type 非(아닐 비)’가 암시하듯 아티스트는 자신을 하나의 스타일이나 정체성으로 규정하려는 모든 언어를 거부한다. 핵심은 ‘열린 페르소나’. 전역 직후 촬영된 강렬한 모습부터 몽환적인 연출까지 총 20개의 챕터로 구성한 이미지는 소년과 남자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간다. 여기에 사진을 영상과 결합한 미디어아트로 역동적인 공간 체험을 유도했다. 뷔는 기획과 촬영, 공간 구성 전반에 직접 참여하며 전시의 리듬을 주도했다. 그 결과, 뷔라는 존재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나의 입체적 오브제로 제시된다. 이즈음에 뷔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기꺼이 변화하며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내게는 곧 성장이다. 변화를 거듭하며 나의 색을 찾고, 뭘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비로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다.”

RM. 지난 1월 온라인 미술저널 『아트시』가 선정한 ‘K팝 아이돌 컬렉터’ 8인에 이름을 올렸다.

올가을에는 RM이 큐레이터이자 컬렉터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펼친다.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과 협업한 <RM×SFMOMA>(10월~2027. 2.)전은 RM의 컬렉션과 미술관의 소장품 약 200점을 한자리에 모으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전시의 관전 포인트는 ‘매칭’. RM은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 도상봉 장욱진 박래현 윤형근 등의 걸작을 조지아 오키프, 마크 로스코, 아그네스 마틴 등 서구 현대미술 명작과 나란히 배치한다. 서로 다른 토양과 맥락에서도 같은 시대를 치열하게 호흡했던 마스터를 마주 세워, 한국과 서구를 관통하는 미학적 보편성을 발견하려는 시도다. RM은 “이번 기획은 동과 서, 한국과 미국, 근대와 현대, 개인과 보편의 경계를 가로지른다. 전시가 그 사이를 잇는 작지만 견고한 다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케이팝 아이콘의 컬렉션이 미술관의 큐레이토리얼과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지, 미술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