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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작가김아영대상

오스트리아미디어아트축제아르스일렉트로니카페스티벌

2023/10/04

<딜리버리 댄서의 구> 싱글채널 비디오 25분 2022

<딜리버리댄서의구>싱글채널비디오25분2022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예술, 기술, 사회의 관계를 조망하는 아르스일렉트로니카페스티벌(9. 6~10, Ars Electronica Festival)이 열렸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디어아트 행사다. 페스티벌과 함께 매년 열리는 수상 제도인 프리아르스일렉트로니카(Prix Ars Electronica)에서 김아영이 한국인 최초로 대상 골든 니카(Golden Nica)상을 거머쥐었다. 명실상부 글로벌 미디어아티스트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작가. 김아영을 만나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까지 작업 여정을 묻고 수상 소감을 들었다. / 주예린 기자

— 골든 니카 수상을 축하한다. 프리아르스일렉트로니카(이하 아르스) 뉴애니메이션아트 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어워드에 참여한 계기와 페스티벌에 방문 후기가 궁금하다.

Kim 아르스의 명성은 익히 알았지만, 아트 앤 테크놀로지, 뉴미디어 실험에 집중하는 행사라고 여겨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올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치앤칩스 손미미 선생님의 추천을 받았다. 처음 방문한 아르스일렉트로니카페스티벌은 아트 앤 테크놀로지 분야를 폭넓게 이해한 행사였다. 특히 현대미술을 충분히 포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스스로도 분야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슈리 칭(Shu Lee Cheang), 리미니 프로토콜(Rimini Protokoll),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 등의 현대미술가와 다학제 예술가도 행사에 많이 참여했다. 일반 관객도 실험적인 작품을 자연스럽게 즐기는 현지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

<딜리버리 댄서의 구> 싱글채널 비디오 25분 2022

<딜리버리댄서의구>싱글채널비디오25분2022

<딜리버리 댄서의 구> 싱글채널 비디오 25분 2022

<딜리버리댄서의구>싱글채널비디오25분2022

소외된 존재의 ‘찬가’

— 먼저 수상작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 이야기를 해보자. 어떤 내용인가?

Kim 코로나19를 겪으며 약 3년간 한국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때부터 나는 배달 앱을 즐겨 사용했는데 비대면 배달이어서 라이더가 문 앞에 놓고 쏜살같이 떠난 후 음식만 달랑 픽업하곤 했다. 이 과정에서 매일 서울 시내를 바삐 누비지만, 어떤 존재인지 알 길이 없는 라이더에 관해 궁금해졌다. 픽션 <딜리버리 댄서의 구>의 주인공 ‘에른스트 모’는 여성 배달 라이더다. 그는 ‘딜리버리 댄서’라는 배달 플랫폼에 속한 최고 기량의 라이더이지만 신속히 배달하라는 독촉과 무한한 배달 업무로 위태롭게 산다. 여기 서울에 대한 매혹과 혐오를 담은 일종의 찬가다.

— 전통적인 실사 촬영부터 3D 애니메이션까지 다층적 기술을 <딜리버리 댄서의 구>에 활용했다. 전작 <수리솔: POVCR>(2021)에는 최첨단 VR을 선보였는데 다시 몽타주 기법을 강조한 싱글채널 비디오로 복귀했다.

Kim 모든 기술 매체에는 고유 성질이 있다. 거친 충돌감부터 매끄러운 몰입감까지…. 미디어아티스트로서 내가 즐기는 일은 다른 방식으로 생산한 이미지를 병치해 이질성을 부각하고, 각각의 본질을 찾는 여정 자체다. VR은 내가 시도한 매체 중 제일 매끄러운 기술이었다. 스스로도 인식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과몰입’을 유도하는 성질에 반문하며 전통적 광학 이미지와 포스트 광학 이미지의 관계, 나아가 몽타주를 중심으로 한 무빙 이미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전통적인 광학으로 관심이 돌아왔다. 하이엔드 기술에 대한 반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촘촘한 컷 편집의 맛을 즐기며 제작한 이 작품에선 렌즈 기반 광학 이미지로부터 센서 기반 광학 이미지인 라이다 스캔, 포스트 광학 이미지인 게임 엔진 등 그 이후 미디어까지의 계보를 엿볼 수 있다.

<딜리버리 댄서의 구> 싱글채널 비디오 25분 2022

<딜리버리댄서의구>싱글채널비디오25분2022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 싱글채널 비디오 21분 2017

<다공성계곡,이동식구멍들>싱글채널비디오21분2017

— 지금은 누구나 ‘김아영’ 하면 미디어아트를 떠올리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미래를 상상하기는 어려웠을 터. 작가의 길에 들어섰던 순간을 회고해 보자.

Kim 2002년 학부를 졸업하고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러다 창작에 대한 갈망을 누르지 못하고 새 출발을 결심해 2004년 런던으로 사진 유학을 떠났다. 사진을 전공으로 택한 이유도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던 내게 비교적 친숙했기 때문이다. 첫 사진 연작 <이페메랄 이페메라>(2007)의 원동력은 안전했던 삶을 뒤로 하고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미래로 뛰어든 데서 온 불안과 절망이었다. 매일 나눠주는 무가 종이 신문에서 재난과 관련된 헤드라인을 고르고, 문장 너머를 상상해 포토콜라주 풍경으로 구현했다.

— <이페메랄 이페메라> 연작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지만 다음에는 사진이 아닌 영상에 도전했다.

Kim 이미지를 이야기로 확장하고 싶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야기, 내러티브를 만드는 사람이다. <이페메랄 이페메라>를 제작할 때도 픽션과 세계관을 만드는 과정에 매료됐다. 긴 이야기를 끌고 나가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다음 매체는 영상이 되었다.

— 2013년 경 사운드작업을 한 시절도 있었다.

Kim 현실적인 이유였다. 거대 서사를 담는 영상은 프로덕션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데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고민 끝에 이미지를 한동안 포기하고 사운드만으로 내러티브를 짰다.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2014~5) 연작은 20세기 석유가 불러온 파장을 여러 방면으로 조망한 다채널 사운드드라마다. 이때 촬영 등의 로케이션에 제약 받지 않는 사운드의 매력에 푹 빠져 5년 동안 사운드 매체 실험에 집중했다.

—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2017)은 영상으로의 화려한 ‘복귀작’이다. 이때 강한 비주얼과 거시사를 엮은 김아영표 사변적 픽션 비디오가 탄생했다.


Kim 사운드 작업을 5년 정도 하다보니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내가 영상을 다루는 작가인 줄 모르더라. 이미지를 다루는 능력이 부족해 사운드를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연스럽게 다시금 이미지 작업을 병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당신은 ‘스토리텔러’다. 이미지는 포기할지언정 내러티브만큼은 꼭 챙겼다.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실제 삶에서 비롯했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핵심은 ‘이주자노마드 생활’이었다.

Kim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과 <수리솔 수중 연구소에서>(2020)의 주인공 ‘페트라 제네트릭스’와 ‘소하일라’는 이주자, 난민으로 등장한다. 유학 이후 2017년까지 해외 여러 레지던시를 떠돌며 겪은 불확실성이 작업의 동기였다. 이주, 난민, 노동, 유통 구조를 주제로 삼되, 이주민이 주인공인 세계관을 그리고 싶었다. 이제는 서울에 정착했지만, 자신이 속한 세계와 잘 맞붙지 않는 존재, 이탈자를 조명하려는 기조는 여전하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어느 도시 이야기> 중에서)> 3채널 비디오 5분 2010~2012

<돌아와요부산항에(<어느도시이야기>중에서)>3채널비디오5분2010~2012

프리아르스일렉트로니카 <딜리버리 댄서의 구>  스크리닝 전경.

프리아르스일렉트로니카<딜리버리댄서의구>스크리닝전경.

— 그 맥락에서 <딜리버리 댄서의 구>도 이해할 수 있겠다. 뜻깊은 상을 받았는데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도 듣고 싶다.

Kim 호주 센터포더무빙이미지 커미션으로 <딜리버리 댄서의 구>의 후속작을 만들고 내년 8월 멜버른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드물게 풍족한 제작 지원 아래 작업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 감사할 따름이다. 신작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김아영 / 1979년 서울 출생. 국민대 시각디자인과 및 런던 칼리지오브커뮤니케이션 사진과, 첼시 칼리지오브아트 순수미술과 석사 졸업. 갤러리현대(2022), 관두미술관(2022), 상파울루 비데오브라질(2021), 일민미술관(2018), 멜버른 콜링우드아트프리신트(2017) 등에서 개인전 개최.

김아영/1979년서울출생.국민대시각디자인과런던칼리지오브커뮤니케이션사진과,첼시칼리지오브아트순수미술과석사졸업.갤러리현대(2022),관두미술관(2022),상파울루비데오브라질(2021),일민미술관(2018),멜버른콜링우드아트프리신트(2017)등에서개인전개최.

[만료]오운(2024.03.04~03.18)
[만료]화랑미술제(2024.03.04~4.18)
[만료]BAMA(2024.03.04~4.18)
[만료]세화미술관(2024.01.31~05.16)
스팟커뮤니케이션(2024.01.24~)
아트프라이스(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