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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따뜻한새집”

라트비아갤러리레이지마이크,브랜치오픈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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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마이크의공동대표미하일압차렌코(왼쪽)와타티아나멜니코바.압차렌코는레이지마이크를설립하기모스크바의유구한화랑레지나갤러리에서디렉터와파트너를역임했다.현재리가주제움아트센터에서인수위원회를맡고있다.

레이지마이크는 아티스트 에이전시 겸 갤러리이다. 러시아 출신의 미하일 압차렌코(Mikhail Ovcharenko)와 타티아나 멜니코바(Tatiana Melnikova)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2017년 결성해 3년간 다양한 도시에서 팝업 전시를 개최하다가, 2020년 모스크바에 정착했다. 2022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며 라트비아의 수도인 리가로 본점을 옮겼다. 지난 9월 레이지마이크가 갤러리 첫 브랜치로 서울 지점을 개관했다. 삼청동 아트벨트에 상륙한 새 거점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4층짜리 빌딩 3층에 자리 잡았다. 현재 이 건물의 1~2, 4층은 베를린 화랑 페레스프로젝트가 사용 중이다.

레이지마이크의 비전은 ‘다양성’과 ‘유동성’이다. 특정 장르나 사조로 제한을 두지 않고, 젊고 신선한 감각으로 무장해 동시대아트씬에 뉴 파워를 끊임없이 유입하려 한다. 레이지마이크의 정체성 또한 단일하게 고정하기보다 ‘갤러리와 에이전시를 결합한 다기능적 프로젝트’로 열어둔다. “우리는 예술의 민주주의를 지향한다. 예술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국경을 뛰어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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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세클리스바우스케니에크스<TheAngelsareLaughing>캔버스에유채69×90cm1995

현재 레이지마이크와 함께하는 작가는 총 10명이다.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주력하는 작품은 모두 다르지만, 대부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출신의 젊은 세대 아티스트이다. 1973년생 나탈리아 피코(Natalia Pivko)와 데니스 프라소로프(Denis Prasolov)부터 다니엘 레르곤(Daniel Lergon, 1978년생), 알렉산더 쿠토보이(Alexander Kutovoi, 1983년생), 쿠샤 라스토츠카(Ksusha Lastochka, 1991년생) & 막심 트룰로프(Maxim Trulov 1991년생), 이반 세리아(Ivan Seriy, 1991년생), 오퍼 봄스(Oper Bomse, 1996년생), 다니엘 맨즈호스(Daniel Manzhos, 1997년생), 사샤 야조프(Sasha Yazov, 2000년생)까지. “우리는 작가의 나이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보다 우리의 비전에 동의하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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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보로고프형제<FoxFeedsaWolf>나무에유채30×40cm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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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보로고프형제<FoxSitsonaBench>나무에유채30×40cm2022

유라시아의 영 파워

개관전으로는 트보로고프 형제(Tvorogov Brothers)의 아시아 첫 개인전 <THE FOX>(9. 4~10. 28)를 열었다. 1988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는 2009년 듀오 아티스트로서 첫발을 뗐다. 2021년 모스크바현대미술관의 현대미술학교에서 워크숍을 수강하고, 2017년 모스크바 오토코매갤러리에서의 데뷔전을 시작으로 모스크바 아티스갤러리(2019), 런던 무시아트(2021, 2023), 레이지마이크(2021, 2024)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트보로고프 형제는 회화, 조각, 드로잉을 아우르며 현실과 픽션의 관계를 탐구해 왔다.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평범한 대상에 주목해, 서사 중심의 전통 동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언어를 구축한다. 이들은 특히 만화,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일러스트레이션, 인형극 등 어린이를 위한 장르에 주목한다. 아직 사회화되지 않은 인간이 사회를 이해하고 학습하는 최초의 매체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형상, 초현실적인 배경, 귀여운 이미지 등 누구나 유년 시절 접했을 대중문화를 차용해 향수를 자극하고, 동화에서 얻은 모티프를 열쇠 삼아 현실의 문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형제는 ‘여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회화 20점을 선보였다. 형제는 클레이로 여우 캐릭터를 빚은 다음, 이들을 다양한 모습과 각도로 촬영해 그림으로 옮긴다. 여우가 주변 동식물, 사물, 배경과 관계 맺는 장면을 애니메이션 스틸처럼 포착해 관객이 그림의 내러티브와 캐릭터의 감정선을 상상하도록 이끌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형제의 첫 번째 출판물 『THE FOX』를 출간했다. 대표 페인팅은 물론, 미발표 에스키스와 작업 과정, 스튜디오 사진까지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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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아피코<SacredBull-heartTomato>캔버스에아크릴릭,고무프레임45×32cm2024

사실 레이지마이크는 오래전부터 한국 진출을 꿈꿔왔다. 2019년 처음 서울에 방문해 이곳 미술계를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열망을 품었고, 2023년부터 키아프, 아트부산, 아트오앤오 등 주요 아트페어에도 꾸준히 출전했다. 한국 미술계와 인연을 맺은 결정적 기점은 2021년. 당시 모스크바 갤러리에서 열린 트보로고프 형제의 전시를 보고 한국 컬렉터들이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보냈다. 컬렉터로서 이들의 열정에 감명을 받아 자연스럽게 한국 미술에도 관심이 생겼다. 서울 첫 전시 주인공으로 트보로고프 형제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에는 트보로고프 형제의 팬이 많다. 그동안 몇몇 아트페어에 이들의 작업을 일부 출품했는데, 대기 목록이 점점 길어지면서 개인전을 선보이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근미래를 기대하거나 장담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특히 지난 몇 년간은 안락한 ‘집’을 찾을 수 있으리란 일말의 희망도 품기 어려웠다. 우리는 서울에서 이 우려가 틀렸음을 깨달았다. 레이지마이크는 한국 미술계의 당당한 일원이 되려 노력하고 있다.”

11월에는 글로벌 아티스트의 그룹전이 예정되어 있다. 한국의 큐레이터가 ‘동시대 시각 언어와 한국 신화’를 주제로 기획하며, 국내에 한 번도 소개된 적 없는 미국과 유럽 작가가 참여한다. 12월에는 언타이틀드 마이애미에서 라트비아 작가 아우세클리스 바우스케니에크스(Auseklis Bauskenieks)의 솔로 부스를 펼치고, 내년 초 서울 지점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2024.11.01~)
고흥군청(2024.11.01~
한솔제지(2024.11.13~)
아트프라이스(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