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아트페어, 장터 더하기 축제
한국 최대의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이하 키아프)이 25주년을 맞았다. 올해 행사는 9월 2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 A&B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키아프는 공간 연출과 브랜드 전략을 전면적으로 손질하여 관람 경험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였다. 가장 큰 변화는 외부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체제를 처음 도입했다는 점이다. 패션과 공연, 전시를 넘나들며 공간 연출 능력을 인정받아온 디자이너 정구호가 페어의 브랜딩과 공간 디자인, 특별전 기획을 총괄한다. 부스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 동선을 새롭게 구성하고, 페어장 전체를 하나의 기획전처럼 설계했다.
참여 갤러리 구성도 눈에 띈다. 갤러리현대 가나아트 아라리오갤러리 학고재 조현화랑 우손갤러리 등 한국 미술시장을 대표하는 화랑들이 대거 참여한다. 해외에서는 화이트스톤갤러리, 미국의 아트오브더월드갤러리, 독일 콘펠트갤러리 등 국제 무대에서 활약해 온 갤러리들이 서울을 찾는다. 키아프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해외 화랑들도 건재하다. 도쿄의 갤러리츠바키는 17번째 참가를 이어가며, 갤러리츠뷔센 역시 13회째 키아프를 찾는다. 여기에 뉴욕의 니노미에갤러리, 제이콥아서갤러리, 런던의 JD말랏,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안나노바갤러리 등 해외 갤러리 15곳이 처음 합류해 페어의 국제적 스펙트럼을 더욱 넓힌다. 국내에서는 갤러리헤세드, 헤드비갤러리, 카린, 호리아트스페이스, 씨디에이 등 실험적인 기획으로 주목받아 온 신생 화랑들이 새롭게 이름을 올려 젊은 작가 발굴에 힘을 보탠다.
키아프 대표 실험 플랫폼으로 성장한 ‘플러스’ 섹션도 한층 존재감을 키운다. 신생 갤러리와 새로운 작업을 소개하기 위해 출범했던 이 섹션은 이제 동시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역시 국내외 19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아줄레주갤러리, 갤러리헤세드, 씨디에이, 카린 등이 참여하며, 해외에서는 츠타야북스와 YOD도쿄, V&E아트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중국, 대만 등 전 세계 갤러리들이 합류한다. 회화, 디자인, 출판 등을 아우르는 형식을 선보일 예정. 한편 갤러리마다 단 한 명의 작가에게 부스를 할애해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솔로 부스’ 역시 관람객의 기대를 모은다. 올해는 국내외 15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김남표 김서울 권훈칠 곽남신 심철웅 차혜림 등이 선정됐으며, 해외에서는 크리스털 조각으로 주목받는 댄 라이프, 노르웨이 화가 헨리크 울달렌, 러시아 작가 일리아 페도토프-페도로프 등이 참여한다. 한 작가의 조형 언어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다.
키아프가 2023년부터 운영해 온 작가 지원 프로그램 ‘하이라이트’도 이목을 끈다. 올해는 10년 이상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들을 중심으로 심사를 거쳐 세미파이널리스트 10인을 선정했다. 생태와 돌봄의 미학을 설치작업으로 풀어내는 고사리, ‘목탄 풍경화가’ 이재삼, 먹으로 부재와 기억을 탐구하는 이채영, 동양화를 재해석해 고향 여주를 담아내는 임노식, 무의식의 세계를 동화적인 풍경으로 그려온 임현정을 비롯해 조경재, 지근욱, 매튜 스톤, 자비 솔라, 유이 스즈키가 이름을 올렸다. 회화, 설치, 사진, 조각 등을 넘나드는 이들은 동시대미술이 다루는 환경, 기술, 물성, 정체성 등 주요 담론을 각자의 시각 언어로 풀어낸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키아프는 올해도 서울아트위크와 대한민국 미술축제의 중심축 역할을 맡는다. 행사 기간에는 리움미술관, 아트선재센터, 송은, 스페이스K 등 주요 미술기관이 대형 전시를 이어가며, 한남나잇, 청담나잇, 삼청나잇 등 로컬 연계 프로그램이 연이어 열린다. 또한 키아프와 프리즈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통합 입장권을 운영하고, 일반 티켓도 시간대별로 구분해 관람객 분산과 편의성을 높였다. 3년 연속 리드 파트너로 참여하는 KB금융그룹은 프라이빗 도슨트와 VIP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한편, 포스트 단색화를 대표하는 김택상과 협업 전시를 마련해 기업 후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