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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Look]선우

‘인간이후’의신체를상상하다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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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kage>캔버스에아크릴릭145×240cm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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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igentHeart>캔버스에아크릴릭140×170cm2022

선우는 동시대의 욕망과 부조리가 한데 얽힌 ‘페티시’를 그린다. 페티시란 물질을 비합리적으로 갈구하는 욕망이다. 고가의 명품부터 성 역할을 고정하는 생활용품, 게임이나 K팝 등 대중문화까지 다양한 탐닉 대상을 재현한다. 선우는 이러한 오브제를 사적 내러티브가 가미된 비현실 공간에 펼친다. 페티시에 수반된 욕망의 정체를 드러내는 동시에, 여기에 내재한 부조리를 폭로하기 위해서다. 본래의 사용 목적에서 벗어나 이질적 맥락에 놓인 사물은 새 의미를 부여받는다. 가령 <마미손>엔 수세미와 고무장갑이 등장한다. 이름부터 여성성을 명시한 동명의 상품은 청소를 여성의 노동으로 한정한다. 청소 도구를 여성과 결부해, 내조하는 여성을 향한 남성의 페티시를 드러낸다. 그러나 작품에서 두 사물은 부엌이 아닌 황야에 자리잡았다. 이제 고무장갑은 방대한 물을 뿜으며 화면을 재해 현장으로 바꾸어놓는다. 차별의 역사와 해방의 가능성을 함께 펼쳤다.

한편 선우는 최근 개인전 <Invisible Sensations>(5. 13~6. 11 런던 칼코스티알)에서 주제를 포스트휴머니즘으로 확장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과 융합한 키메라 신체를 상상한다. 그러나 욕망을 실현한 인간은, 더 많은 기능을 갖게 된 대신 인간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Circuit of Requiem>에서 몸은 데이터에 불과하다. 체격, 건강 상태, 성격 유형, 소셜 정보 등으로 개인을 환원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가정했다. <Diligent Heart>가 드러내는 신체는 다양한 장치가 붙고 떨어지는 허브다. 두뇌는 축소되고 골격은 커졌다. 사유보다 신체의 쓸모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기괴한 포스트휴먼의 신체는 과연 허구에 불과할까. 선우의 그림은 말한다. 데이터 기반의 통제 사회, 부속품으로 전락한 인간은 오늘날의 이야기가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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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1994년서울출생.뉴욕컬럼비아대시각예술전공.뉴욕ATM갤러리(2021), 실린더(2021),홍콩우와갤러리(2021),FAS(2020)등에서개인전개최.<TheSecondSex>(뉴욕칼코스티알2021),<WomeninParis>(파리갤러리후세노2021),<Untact>(P212020)등의그룹전참여.현재서울을기반으로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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