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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블랙홀

화가김정욱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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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은 기묘한 모습의 인물화를 그린다. 퀭한 눈, 미역 줄기처럼 풀어헤친 머리, 어둡고 음산한 배경…. 그는 인간에서 출발해 생명, 에너지, 우주까지 작업 주제를 넓게 확장해 나간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짙은 어둠은 관객을 끌어당기는 ‘영혼의 블랙홀’과 같다. 관객은 김정욱이 만든 ‘우주’에서 내밀한 기억, 경험, 감정을 소환한다. 작가는 성화와 탱화 등 종교화의 모티프를 빌려 인간 생애를 빗댄다. 삶의 희로애락과 일상에서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 그 모든 모습을 포용하고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김정욱은 전통 한국화의 재료와 방법론을 동시대적으로 변용하는 작가로 일찍이 평가받아 왔다. 그는 아교포수(阿膠泡水) 기법으로 종이에 견고한 채색층을 쌓는다. 한지가 물을 흡수해 쉬이 연약해지는 현상을 방지하고, 먹을 여러 차례 중첩해 좀 더 깊은 어둠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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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지에90×160cm2023

최근 김정욱이 OCI미술관에서 8년 만의 개인전 <모든 것>(2023. 12. 14~2. 8)을 열었다. 제단화 형식의 초대형 회화부터 신작 회화, 알록달록 세라믹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다. 전시명 ‘모든 것’은 생명에 경탄하고, 서로 교감하며, 만물의 신비에 끌리는 것이 곧 인간 삶임을 의미한다. 화면 가득 들어찬 얼굴, 부릅뜬 눈, 쏟아지는 시선 등 마구 뒤섞인 이목구비와 풍부한 표정이 인간사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오래전 일이다. 바람 부는 언덕에 서서 수십억 년 끊이지 않고 이어져 불어온 바람을 느꼈을 때, 난 이러한 경이로움을 사랑하고 경외하며 이 거대한 순환 속에 모두 속해있음을 알았다. 혼자가 없는 최초의 순간이었다.” 김정욱은 2023년 11월 프리즈의 No.9 코크 스트리트에서 제이슨함이 기획한 <Karma>전에 참여한 바 있다. 올해 9월 프리즈 서울 기간 동안 제이슨함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스팟커뮤니케이션(2022.01.24~)
세화미술관(2024.01.31~)
아트프라이스(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