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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기억의단층

화가홍성준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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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준은 회화의 ‘레이어(layer)’를 그린다. 그에게 레이어란 일상의 풍경을 가볍고 투명하지만 단단하게 표현하는 장치다. 그가 레이어에 관심을 둔 계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화가로서의 자의식이다. 회화작가로서 습관적으로 캔버스에 바탕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른 하나는 물성 탐구다. 회화가 나무 프레임, 캔버스 천, 그 위에 얹히는 수많은 물감 등 공산물의 총체임을 인지했다. 작가는 평소 일상 풍경을 카메라로 포착하고, 여기에서 수집한 디지털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객관적인 ‘기록’이 아니라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왜곡되고 편집되는 ‘기억’에 집중한다. 대표적으로 <Study Layers> 연작은 기억의 선명도에 따른 층위를 단조로운 색면으로 형상화한 그림이다. 빛과 그림자를 지닌 색면은 캔버스에서 가지런히 쌓이기도, 애매하게 걸치기도, 완전히 분리되기도 한다. 레이어로 재탄생한 기억의 풍경은 실재했던 과거의 장면이자 그럴듯한 현재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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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Layer8>캔버스에한지,은박호일,아크릴릭227.3×181.9cm2023

최근 홍성준은 깃털, 공기, 비눗방울처럼 중력의 영향을 덜 받거나 이내 사라지는 존재에 주목했다. 이들은 한없이 연약하고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억’이라는 작가의 기존 주제와 맞닿아 있다. 이전보다 사물의 물성 표현을 극대화해 현실과 가상, 실재와 환영, 평면과 입체를 키워드로 회화 연구를 심화했다. 1987년 서울 출생. 홍익대 회화과 학사 및 동대학원 석사 졸업. 베를린 코른펠트갤러리(2024), 프람프트프로젝트(2023), 파이프갤러리(2022), 학고재디자인프로젝트스페이스(2020) 등에서 개인전 개최. 서정아트 부산에서 5월 11일, 서울에서 17일 개인전이 열릴 예정. 서울에서 거주 및 활동 중.

예술경영지원센터(2024.06.27~)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2024.07.04~)
스팟커뮤니케이션(2024.01.24~)
아트프라이스(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