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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메시지를동심의풍경으로

화가음하영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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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quence-Ⅱ>캔버스에아크릴릭130×62cm2017

음하영은 동시대의 매스 미디어를 동화적 상상력으로 재해석한다. 그의 회화는 대중 매체에서 발견한 텍스트에서 출발한다. 스팸 메일에 딸린 화려한 수식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요정들의 대사 등 쏟아지는 말 중에서도 특정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텍스트에 주목한다. 대표작 <Bigger Landscape>(2023~24)는 디즈니 만화 영화의 조형 요소를 뉴스에 보도된 정치인의 말과 조합한 작품이다. <피터 팬>에서 팅커벨을 둘러싼 작은 별빛은 밤하늘의 별이, <피노키오>의 “너의 소원은 이뤄질 가치가 있다”라는 따뜻한 대사는 표지판이 되었다. 동시에 화면 아래 문구는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트럼프의 트위터 반응 “더 크고 강력한 핵단추가 있다”를 차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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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Landscape>캔버스에아크릴릭,크레용,색연필72.7×60.62cm2023

음하영은 단어의 의미보다 조형성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외국어’에 관심을 둔다. 텍스트의 의미에서 한 발짝 거리를 두고, 고정 관념에 질문을 던지려는 의도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막강한 현시대에 자신만의 고유한 메시지를 확보하는 방법. 이를 위해 작가는 평소 수집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레퍼런스 삼아 캔버스에 낙서하듯 그리고, 덧칠하는 방식으로 그것들을 지워낸다. 미디어에서 무의식적으로 학습한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으려는 행위로, 이는 어린아이가 진흙 위를 뒹굴고 난 흔적처럼 질척이면서 자유롭다. 음하영의 작품에서 자주 보이는 연분홍, 아이보리, 올리브그린, 다크브라운 등 낮은 채도의 색감은 그림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조한다. 자극적인 이미지가 만연한 오늘날, 어린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불러내는…. 작가는 서로 관련없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만나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기를 기대한다. 1980년 서울 출생. 홍익대 판화과 학사 및 동대학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석사 졸업. 아르떼케이(2024), 지갤러리(2021), 갤러리포월스(2017) 등에서 개인전 개최. 올해 12월 이길이구갤러리에서 개인전 개최 예정. 서울에서 거주 및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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