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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눈을감지않는다

도쿄아이리스갤러리,사진가요시이케교세이개인전

2025/02/02

일본의 포토그래퍼 요시이케 교세이(Yoshiike Kyosei, 1990년생). 그는 인명이 사라진, 도시의 민낯을 포착한다. 텅 빈 거리, 홀로 반짝이는 네온사인, 바람에 휘청이는 야자수, 차가운 쇼윈도에서 쓸쓸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마네킹….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암울한 바니타스 풍경은 아니다. 요시이케는 팬데믹으로 도시가 봉쇄된 이후 사진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적막한 밤을 밝히며 춤추는 불빛에서 도시의 새 얼굴을 만났다. 작가에게 심야의 도쿄는 생기가 흘러 넘치는 생명의 유토피아다. 장 노출을 통해 빛 번짐을 극대화해 도시의 눈부신 활기를 연출한다. 일상의 분주함, 길을 가득 메운 군중, 듣기 싫은 소음, 작열하는 태양빛이 사라진 이곳은 교세이의 렌즈를 거쳐 시원의 세계로 재탄생한다. 속박과 굴레를 벗어던진 자유로운 사물의 이미지다. 요시이케의 개인전 <구조(Salvage)>(2024. 12. 17~29)가 도쿄 아이리스갤러리에서 열렸다. 카메라를 구명 활동에 빗대 공허한 도시를 소생하는 풍경사진 45점을 선보였다. 빛은 밤안개 사이로 차디찬 아스팔트를 녹인다. 빛이 있는 곳에 생명도 움트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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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l1>

눈감은 도시, 조용히 눈을 뜬 설화. 봄보다 먼저 찾아온 꽃 한 송이. 두둥실 홀씨 되어 밤을 포근히 껴안는다. 겨울은 속삭인다. 동이 틀 때까지 그대 품에서….

시나브로 스민 물안개가 마음을 적신다. 창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 점멸하는 하이라이트. 풍경의 겹은 시간의 겹. 폭풍 속에도 그리움은 하염없이… 남아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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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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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quin>

나는 플라스틱 신데렐라. 쇼윈도에서 슬쩍 올려다본 하늘, 유리구슬이 투명한 눈알처럼 쏟아져 내린다. 구슬에 비친 도시의 욕망. 유리구두를 기다리는 붉은 마음.

세상이 멈춘 듯, 시간이 사라진 듯. 플래시가 터진 순간, 온 세상이 수채화처럼 고요히 물든다. 흐린 뒤 보이는 찰나의 빛. 늘 함께 나를 감싸 주었던 벗,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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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n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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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light2>

아스팔트 부싯돌 삼아 불티는 튀어오른다. 별처럼 하늘에 가닿지 못한다고, 저 어둠을 삼키지 못한다고, 우지 마라…. 너 도시의 유성이 되어, 발 딛는 곳마다 축포를 쏘아라!

불꽃으로 피어 하늘 높이 솟아, 재가 되어 다시 땅에 내리리. 환호했던 사람들 떠나도, 나 먼지 홀로 별보다 낮은 곳에서 대지를 맞으리. 잠든 뿌리를 비추니…, 꽃 소식이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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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2024.11.01~)
[만료]고흥군청(2024.11.01~2025.01.08)
[만료]한솔제지(2024.11.13~2025.01.08)
아트프라이스(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