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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제2회오프앤프리영화제

201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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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다케시 <바다의 영화> 16mm 12분 2007

영화와 미술의 경계 Off와 Free를 꿈꾸다

‘제2회오프앤프리’영화제가 2010년 12월 9일부터 15일까지 아트하우스모모에서 개최됐다. 영화제라는데 상영작 리스트를 보면 이것이 미술에 속하는지, 영화에 속하는지 굉장히 헷갈린다. 가령 상영작 중 이시다 다케시의 〈바다의 영화〉는 맞은편 벽에 바다를 찍은 영상을 작게 영사하는 영사기를 프레임 한 가운데에서 보여주는 데서 시작해서, 이 작은 스크린에서 파란 물감이 흘러 넘치다가, 공간 전체에 파란 물줄기가 스며드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의 향연으로 이어진다. 스위스의 작가 듀오 피터 피슐리와 데이비드 바이스의 〈사물들이 가는 방식〉은 사물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넘어지는 과정을 카메라로 담아낸 영상이다. 물론 상영작 대부분에는 인물과 상황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초점을 맞추고 싶은 것은 ‘서사’에 봉사하기 보다는 애니메이션 효과에 방점을 둔 영상에 관한 것이다.

미디어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테마가 미디어 특정성이다. 미디어 고유의 비전을 다루거나 자신이 다루는 미디어의 작동 원리에 근거한 프로세스를 펼쳐내는 것 등을 들 수 있겠다. 그런데 미술계에서 영상의 비전에 대한 고민은 너무 일찍 끝나 버리고, 미술 전시장에서 마주치게 되는 영상의 태반은 일회적 퍼포먼스나 작가가 상상한 스토리를 ‘담아 내는’ 데 그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퍼포먼스를 기록하고 배우가 연기한 현실을 담아 내는 것은 영상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영상만이 지닌 비전은 아니다. 정지된 프레임 사이를 메꿔 움직임의 환영을 주는 애니메이션 기법에서 영화의 아이디어가 출현했는데, 이 기법을 이용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전개되는 상황, 더 나아가 하나의 상황이 여러 미디어에 의해 거듭 매개되는 과정까지 표현할 수 있다. 영상의 비전은 현실의 담아내는 데서 더 나아가 상상을 재현해 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런데 점점 비평의 지점 또한 영상의 스토리 자체나 메시지에 집중되면서 미디어 자체에 대한 고민은 설 데가 없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다시 영상의 비전을 작업으로 다루는 움직임이 보이는데, 미술계에서도 영화계에서도 얼마간 ‘경계’에 놓인다. 다원예술이나 총체예술, 확장영화라는 새로운 딱지가 붙기도 한다.  ‘오프앤 프리’는 영화제와 전시, 상업영화와 비상업영화의 경계에 위치한다. 자연스럽게 개별 상영작들도 경계에 머물고 있다.  


올해 ‘플랫폼’은 그 테마를 ‘프로젝티드 이미지’로 잡고 작가들에게는 ‘극장’을, 영화감독(혹은 감독 출신 작가)에게는 ‘미술관’이라는 장소를 교차해 부여하는 시도를 했다. 이 반가운 시도가 단순히 ‘영상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미술과 영화의 ‘경계’에 대해 흔히 안주하려는 결론, 미술관과 극장이라는 구분은 해결이 아니다. 책임을 전가하는 순환논리일 뿐. 오프앤프리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 속에 몇가지 용어에 관한 FAQ가 소개돼 있어 게재한다.        


 


오프앤프리 (OFF AND FREE INTERNATIONAL FILM FESTIVAL:OAF)란?


오프앤프리(OFF AND FREE)의 ‘오프(OFF)'란 '지배적인 예술로부터의 탈피(Off Dominant)', '상업영화로부터의 이탈(Off Commercial)'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프리(FREE)'란 '무료관람 비영리(Free of Charge; Non-Profitable)' 및 '자유로운 창작 경계 없는 미디어예술융합(Free Creation; Non-Boundary Media Arts Mix and Crossover)' 등을 의미합니다.


 


비상업영화란?


오프앤프리 국제영화제의 중심 개념 중의 하나인 비상업영화란 용어는 2009년 이전에는 국내에서 잘 사용하지 않던 용어였습니다. 비상업영화란 영리추구를 위한 일반오락영화 이외의 모든 영화를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실험영화, 다큐멘터리, 확장영화(Expanded Cinema)를 말합니다.


 


확장영화(Expanded Cinema)란?


1960년대 이후 영화의 개념은 확장돼 환경, 미디어, 기술, 공학, 등의 개념과 융합되는 현상을 보입니다. 예술의 개별 장르는 경계가 없어지고 음악, 미술, 문학, 영화, 연극, 무용 등 모든 예술이 복합화 됐습니다. 확장영화란 그러한 미디어복합 현상을 실험영화계에서 지칭하던 용어입니다. 미국의 학자 진 영블러드(Gene Youngblood)가 처음 사용한 말로서 그의 저서 [확장영화]를 통해 대중화됐습니다. 쉽게 이해하면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확장영화의 대표적인 경우이며 지금은 미디어아트, 디지털아트, 등의 용어들로 대체돼 유행했습니다. 여전히 확장영화라는 말이 유효한 이유는 미디어아트, 디지털아트가 영화의 확장된 개념으로는 같은 의미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구분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업영화 개념으로 영화는 그들과 구분되지만, 비상업영화의 개념으로 영화는 확장돼 그들과 같은 개념입니다.



 


-아트와 2010 년 12월호 에디터스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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